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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일본 오사카 여행 - 신세카이와 토비타신치

by U.ken 2018.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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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 첫째날

학수고대하던 일본으로의 여행. 인천국제공항에서 뜬 비행기가 간사이 국제공항에 떨어지니 대략 저녁 5시 30분정도였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동쪽이 있어서 이미 밖은 어둑어둑했다. 공항에서 보기로 한 친구 녀석은 김해공항에서 오는 지라 나보다 한시간 더 늦게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다.
의례적인 입국자 심사를 마친 후 공항 로비 스타벅스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로비의 기둥을 보니 와이파이 관련 정보가 적혀있었다. 내 폰을 이곳 와이파이와 연결하는데 안내 된 비밀번호를 쳐야 했다. 연결하는데도 좀 느렸는데 인터넷이 불안한지 자리를 옮기면 다시 비밀번호를 쳐야 하는 화면이 떴다. 불편했다. 역시 인터넷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만큼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 없음이 인증됐다.
친구는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가량 늦게 도착했다. 비행기가 연착됐기 때문이다. 이 친구가 핸드폰 와이파이를 로밍하기로 했고 내가 여행 동안 그 친구 폰을 이용하여 길을 찾기로 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 했는데 가장 작은 사이즈로 라떼를 2잔 시켰더니 무슨 애들 음료수 사이즈로 나왔다. 일본 사람들이 확실히 소식을 하나보다.
시간이 지체된 관계로 서둘러야만 했다. 첫번째 여행지인 신세카이의 츠텐카쿠 전망대가 문을 닫는 시간이 9시이고 마지막 손님을 받는 시간이 8시 30분이기 때문이었다.
첫날의 숙박은 일부러 신세카이 근처의 히노데호텔로 예약했다. 난카이 공항선을 타고 신이마미야역에서 내린 후 걸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한 1시간 정도 걸렸다. 역에서 내려 친구는 캐리어를 끌고, 어딜 가든 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나는 백팩을 맨 채 걸었다. 그 순간 일본의 길거리에서 풍겨져 오는 특유의 느낌과 조우했다. 몇 년 전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역시 일본의 거리는 깨끗했고, 확실히 한국보다 기후가 온화했다. 친구와 나는 드디어 일본에 왔다는 기분에 한껏 들떴다.

신세카이

서둘러서 히노데호텔에 왔건만 이미 시간이 8시 30분이었다. 이미 늦었으니 여유롭게 다니기로 했다. 친구가 잡은 호텔은 상당히 깔끔하고 훌륭했다. 예전에 혼자 일본 여행했을 때 묵었던 다다미식의 싸구려 모텔과는 급이 달랐다.
신세카이는 오사카시 남부의 서민들의 거리다. 좁은 쇼핑 아케이드, 저렴한 음식점과 이자카야, 빠찡코가 성업중인 이곳의 분위기는 북쪽의 난바나 우메다의 현란함과는 대조적이다. 신세카이는 신세계(새로운세계)를 의미하는데 이 이름은 20세기 초기의 것이니 그 이름도 세월이 흘러 21세기인 현재는 전통거리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이곳에서 우리는 한 군데 마음에 드는 음식점에 들어가 그야말로 양껏 먹었다. 10시가 다 되어서야 저녁을 먹는 것이었기에 둘 다 허기졌기 때문이다. 평일의 늦은 시간임에도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경기가 어려워 거리가 텅텅 비고 자영업자들은 어려운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손님들은 대부분 일본 사람이었고, 넥타이 부대, 연인, 친구들, 심지어 가족 단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가게 안에서 만찬과 술을 즐기고 있었다. 옆에 앞의 테이블에서는 몸 곳곳에 타투를 한 연인이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참 개성 있는 커플처럼 보였다.
이 장소가 서민적인 장소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물가가 저렴했고 몇 그릇 먹다 보니 배가 엄청나게 불렀다.

오사카거리

호텔에서 신세카이로 건너가는 길. 저리로 가면 신세카이 구역의 아케이드가 나온다.


츠텐카쿠

신세카이 구역 안에서는 어딜 가도 츠텐카쿠 타워가 보인다. 높이 103m의 국가 유형문화재이자 오사카의 랜드마크다.

길은 역시 깨끗하고 정비가 잘 되어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우리가 너무 늦은 시간에 당도하여 문을 연 가게가 거의 없었다. 빠칭코, 오락실 등 오락거리가 많은 거리라고 알고 있는데 아쉽게 됐다.


이자카야

전망대와 가까워지면 이런 이자카야가 많아진다. 우리나라에 이자카야 붐이 불고 있는데 다 이곳 일본에서 본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빌리켄

빌리켄이라는 동상으로 이 구역에서 흔히 보이는 캐릭터다. 행운과 재물의 신이라고 한다.


신세카이

한산했던 북쪽과는 달리 남쪽은 많은 주점과 이자카야가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었다. 이곳도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게 간판들이 아주 화려하다.


요코즈나 츠텐카쿠

우리가 저녁을 먹은 요코즈나 신세카이 본점이다. 등불과 스모선수들의 그림으로 벽을 치장했는데 굉장히 화려했다. 


요코즈나츠텐카쿠

우리나라 명동에서 자주 보던 모조 음식물들이다. 이곳에서 어떤 음식을 파는지 알 수 있게 한 것이지만 봐도 뭐가 뭔지 잘 알 수 없었다.


요코즈나츠텐카쿠


요코즈나츠텐카쿠

늦은 시간인데도 좌석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요코즈나츠텐카쿠


요코즈나츠텐카쿠요코즈나츠텐카쿠
이자카야메뉴츠텐카쿠츠텐카쿠

메뉴가 굉장히 많았다. 그림을 보고 대충 맛있어 보이는 것으로 시켰다. 이곳 직원들을 부르면 활기차게 대답하고 주문을 받는데 타블렛 pc 같은 것을 들고서 우리가 시킨 것을 입력하면서 주문을 받았다. 불편했던 것은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시켰던 요리가 누락되기도 했고, 내가 원치 않은 방식으로 사케가 서빙되기도 했다. 직원들은 모두 20대 초반 정도로 아주 젊었다.


오사카여행신세카이
신세카이
산토리사케

이곳에서 먹은 요리와 술이다. 음식은 저것들 외에도 한 대여섯 접시 정도 더 시켜서 먹었다. 

계란말이는 양념이 살짝 배겨들어간 요리로 단맛이 슬며시 느껴지는 우리나라에서 먹던 그것과는 좀 달랐다. 다른 음식들도 배가 너무 고팠기에 다 맛이 있었지만 딱히 기억에 남지 않는 것으로 보아 깊은 인상은 남기지 못한 듯하다. 일본 특유의 간장 맛이 느껴졌다는 것 말고는.

일본에 와서 맥주를 빼놓을 수는 없었다. 시원한 산토리 맥주를 시켰고, 맥주를 다 마신 후 사케도 시켰는데 내가 원했던 것은 따뜻하게 데워서 나오는 것인데 차갑게 서빙해줬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일본여행은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게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맥주까지 포함해서 대략 10가지 음식을 먹은 것 같은데 5500엔 비용이 들었다. 이 정도면 먹은 양에 비해 굉장히 저렴한 거다. 하지만 이 가게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후에 인터넷에서 조금 더 찾아보니 이곳에는 작지만 훨씬 더 오래되고 맛있는 맛집이 있었다. 맛집 탐방가로서 봤을 때 이렇게 취급하는 음식 종류가 많을수록 그 각각의 요리에 들이는 연구와 노력은 분산 될 수밖에 없고, 그 가게 특유의 인상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작고 오래된 가게나 취급하는 음식의 종류가 적고 한 가지를 자신 있게 내놓는 가게를 선호한다.



토비타신치

밥을 먹고 나오니 대략 11시였는데 이대로 숙소로 갈 수는 없었다. 이곳 신세카이와 도보로 약 15분정도 거리에 토비타신치가 있다. 토비타신치는 도요토미히데요시가 오사카를 도읍으로 정하고 본격적으로 도시를 건설하던 시절부터 명맥을 이어온 역사와 전통이 대단한 유곽으로 일본 전국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호기심이 많은 나로서는 이런 곳을 놓칠 수가 없다. 물론 거사를 치르거나 매매를 할 목적은 아니었다. 그저 그곳이 도대체 어떤 곳인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그곳까지 열심히 걸었다. 배도 꺼뜨릴 겸 속보로 걸었고 길을 잃지 않으려 수시로 구글맵을 켜서 봤다. 신세카이 스파월드길을 지나 남남동 쪽 방향으로 내려오면 토비타신치에 다다를 수 있다.
가는 길은 좁았는데 토비타신치에 당도하니까 길이 넓어지고 의외로 굉장히 개방되어 있었다. 길 양옆으로 가게가 늘어서 있고 그 구역이 대략 3블록쯤 되었다.
찻집(찻집처럼 꾸민) 안 에는 굉장한 미모의 한 명의 젊은 여인과 그 옆에 노모가 가지런히 앉아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노모는 간혹 말을 걸기도 하는데 알아듣지는 못해도 내용은 뻔했다. '와서 놀다 가'정도 아니겠는가. 예쁜 여인은 눈이 마주치면 눈 웃음을 치고 손짓을 하기도 했는데 굉장히 매혹적이었다. 연예인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미모를 가진 여자들이 꽤 있었다. 가게마다 나름의 컨셉이 있는지 어느 가게는 기모노를 입고 있고, 어느 가게는 비키니를, 어느 가게는 세일러문 복장을 입는 등 각양각색이었다.
길거리에는 20~30대의 젊은 일본 남자들로 붐볐고 다들 표정이 밝았다. 특히 넥타이에 정장을 입고 있는 화이트칼라 계열의 직장인들이 많이 보였다. 혈기왕성하고 수입이 어느 정도 괜찮은 남자들이 주로 찾는 것 같았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그곳처럼 을씨년스러운 낡은 건물, 지저분하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정육점 같은 붉은 불빛의 음습한 사창가의 모습이 결코 아니었다. 어디 단체 미팅을 나선 젊은이들의 주선 장소 같았다. 이렇게 개방적으로 하니 그저 하나의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위기였다. 일본 전통 스타일의 건물이 제법 운치도 있었고, 심지어 거리도 깨끗했다. 무슨 일을 하느냐 보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 보느냐에 따라 인식은 크게 달라지는 것 같았다. 일본인들의 개방적인 성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다만 한편으로는 아직 까지 여권 신장이 더딘 일본사회의 한 측면도 부정하지 못할 것 같다.
사진 찍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 남겨 놓은 사진은 없다. 다만 인터넷 글에서 보면 야쿠자들이 관리를 하고 사진을 찍으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적혀있는데 그런 험악한 분위기는 결코 아니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못 찍을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서 사진과 영상이 많이 돌아다닌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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