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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국토종주 서울to부산

동계 자전거 국토종주 첫날

by U.ken 2014.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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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자전거 국토종주 첫발을 딛다

국토종주 한강에서 문경새재를 넘어 낙동강 하굿둑까지

2014년 12월 3일 그동안 하고 싶었던 자전거 여행을 미루고 미루다가 기회가 생겨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다.

그러나 때가 좋지 않아 올겨울 처음 몰아친 한파. 악천후를 무릅쓰고 시작했다.

시작부터 몇 차례 넘어지고 튜브가 터져 갈았지만 이 정도 어려움은 당연하다고 담담히 받아들였다.


한강변 자전거 도로


굿바이 서울. 


자전거 라이딩 추위와의 싸움

하남시 한강 자전거 도로


서울 자전거도로 위 눈은 녹았는데 하남에 들어서자 눈이 녹지 않아 애를 많이 먹는다.

바퀴가 구르며 눈이 자전거에 엉겨 붙고, 튄 눈이 신발에 들러붙으며 젖어 든다.

젖은 발이 얼어 감각이 무뎌지다 아예 없어지고 발가락이 없어진 느낌이 든다.

동상에 걸리면 발가락을 잘라야 한다던 얘기가 떠오르며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어 자전거를 길가에 대고 눈이 쌓이지 않은 자리에 걸터앉아 양말을 벗고 차갑게 언 발을 맨손으로 주물렀다. 감각이 쉬이 돌아오지 않는다. 몸이 식으면서 추워지기 시작하고 무한정 이곳에서만 머무를 수 없어 다시 출발하기로 한다. 새 양말을 신고 방수 차원으로 비닐을 덧씌운다. 그러나 이게 웬일, 자전거 바퀴와 브레이크 사이 공간에 엉킨 눈들이 꽁꽁 얼어붙어 자전거가 굴러가질 않는다. 억지로 페달을 밟아보지만, 속도가 영 나지 않고 긁히는 소리가 나는 것이 자전거가 상할까 두렵다. 잠깐 여기서 주변 사람 말대로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났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이럴 때는 주변에 도움을 구해야지. 언덕배기를 올라가 반대편을 살피니 저쪽 비닐하우스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당장 가보자. 가는 중에 엉덩방아를 세게 찧는다. 비닐하우스가 있는 곳을 가니 주변에 개가 짖고 닭과 오리가 분주히 도망가는데 그 앞으로 할아버지 한 분이 계신다. "자전거 여행 중인데 자전거가 얼어서 잠깐 녹이고 갑시다."

할아버지는 흔쾌히 허하신다. 자전거를 가지고 와 물을 부어서 자전거 이곳저곳에 엉킨 눈들을 녹여 흘려보낸다. 눈에는 모래가 잔뜩 엉겨있었다. 따뜻한 장작불에서 염치불구하고 맨발을 꺼내 녹인다. 감각이 빠르게 돌아오며 찌릿찌릿한 느낌이 짜릿하다. 젖은 신발이 불 옆에서 수증기를 내뿜으며 말라간다.

할아버지께서는 커피까지 한 잔 타주신다. 할아버지와 이런저런 담화를 나누는데 은근슬쩍 내가 자전거 타는 것을 말리신다. 이 날씨에 자전거 타는 것은 어렵지 않냐고 하시며...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아니면 자전거 국토종주 여행을 다신 못할 것 같다고...

비닐까지 몇 장 얻어서 다시 출발한다.

팔당댐


할아버지께 도움을 받고 심기일전하여 열심히 페달을 밟아 팔당댐에 도달한다.

초등학교 시절 사회시간에 서울의 수돗물 공급을 팔당댐 물로 한다고 배웠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맞는지 모르겠다.

양평군까지

능내역 인증센터


능내역 자전거 인증센터.

영하 3도의 칼바람을 뚫기 위해서는 두꺼운 장갑, 고글, 안면 마스크는 필수이다.

튀어 오르는 눈을 차단하기 위한 비닐로 발을 싸매는 것도 중요하다. 안 그러면 발이 얼어버리니까.

자전거 선택은 잘못됐다. 악천후에서는 잘 미끄러지지 않고 내구성이 강한 MTB를 타야 한다. 6일 동안 앞뒤 타이어를 1번씩 교체하고 튜브를 4번 교체했다.

또한, 총 거리 600km에 달하는 장거리 운행에는 철인경기기록용 자전거는 더더욱 맞지 않다. 몸에 무리가 많이 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말 많이 고생하게 된다. 


악천후에 우여곡절이 많아 목표였던 여주까지 가지 못했다. 양평군까지 가서 청호장이란 여관방에서 하룻밤 묶기로 한다.


[기록]

주행거리 : 90km

주행시간 : 5시간 30분

평균속도 : 17.8km/h

최고속도 : 45km


날씨 : -4 ~ 1도 / 눈, 흐림


루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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