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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체코

[프라하 여행 2일차] 유대인 지구에서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며

by U.ken 2018.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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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2일 차

전날 욕심을 내서 하루종일 걸어 다녀 피곤하긴 했지만 내가 아침에 잠에서 깨어 눈을 뜨는 장소가 프라하라는 사실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부산하게 준비를 하고 일찍 숙소에서 나온다. 오늘은 요세포프 곧 유대인 지구가 여행지이다. 구시가지 북쪽 지역으로 구역이 넓지 않다. 그래서 어제 열심히 다녔으니 오늘은 좀 널널하게 다니기로 한다.

요세포프 Josefov

프라하 유대인 지구는 블타바강 맞은편 레트나 공원과 구시가지 광장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10세기부터 유대인들이 체코 프라하에 정착하기 시작했고, 13세기에 들어와 로마 제국이 유대인들을 모아서 유대인 거주 지역인 게토로 강제 이주시켰다. 원래 이름은 유대인 도시라는 뜻의 '지도프 메스토'였으나, 1850년 마리아 테레사의 아들이었던 요세프 2세의 이름을 따서 '요세포프'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곳에는 현대적 감각에 맞는 가게와 카페들이 들어서 쇼핑가를 이루고 있다. 예전에는 유대인이 118,000명 정도 살았으나 지금은 3,000명 정도만 거주하고 있다.

운영 정보

이곳에서는 유대인 지구 집회소인 관공서가 있는데 유대인 지구 관광 통합 티켓을 판매한다. 300코루나를 내면 티켓을 구매할 수 있고, 그 티켓으로 '마이젤 · 스페인 · 핀카스 · 클라우스 시나고그, 유대인 지구 집회소, 옛 유대인 묘지를 방문할 수 있다.
오픈 4~10월 09:00~19:00, 11~3월 09:00~16:30 / 휴무 토요일, 유대교 휴일

핀카스 시나고그 Pincas Synagogue

1535년 이 지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유대교 회당이다. 시나고그는 유대교 회당을 의미한다. 테레진 강제 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학살당한 모든 유대계 체코슬로바키아 시민을 위한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회당 벽에는 당시 돌아오지 못한 77,297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2층에는 1942~1944년 강제 수용소였던 테레진에서 수용되었던 어린이들이 그렸던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이 지구상의 3대 독한 민족으로 한국인, 베트남인, 유대인을 꼽는다. 이 3민족의 공통점은 바로 역사적 수난과 극복이 아닐까 한다.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수천 번의 외침을 당했으며 가장 가까운 역사에는 일제의 강점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유대인들은 수천년동안 발 뻗고 편하게 누울만한 땅조차 없었던 민족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의 멸시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베트남 또한 중국과 미국에게 당한 상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은 사실상 세계를 아우르는 부자 민족이 되었고, 한국은 GDP 10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베트남 또한 전쟁에서 미국을 이긴 귀신 같은 민족이 아닌가. 이런 부분들이 역사 DNA에 새겨져 세계에 그 저력을 보이는 것이리라.
나치의 학살에 억울한 죽임을 당한 자들의 넋을 기리는 이 장소에서 역사적인 수모를 많이 당하고 살아왔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을 잊지 않고자 하는 노력이 핀카스 시나고그 내벽마다 스며들어 있음을 느끼며 그렇게 죽은 이들의 넋을 잠시나마 기려보았다.

핀카스 시나고그핀카스 시나고그 내부

핀카스 시나고그 내벽2차세계대전 때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 77,297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회당 벽

핀카스 시나고그 내벽

옛 유대인 묘지

15세기 중반에 만들어져 1787년까지 유대인들이 매장되었던 묘지로 약 1만2천 개가량의 묘석이 남아있다. 주변이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프라하시에서 유대인의 묘지를 이곳 이외의 장소에 세우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에 매장할 공간이 없으면 시신을 겹겹이 매장했다고 한다. 어떤 묘는 12개나 되는 관이 포개져 있다는 놀라운 사실. 묘석에는 생전의 행적을 기리는 히브리문자가 새겨져 있다. 가장 오래된 묘비는 1493년 사망한 시인 아비그도르 카라의 것이며, 가장 많은 사람이 찾아 애도하는 묘비는 1609년에 사망한 랍비 로위의 것이다.

옛 유대인 묘지

카프카 동상

스페인 시나고그 옆에는 프란츠 카프카의 동상이 있는데 독특한 모습 때문인지 많은 관광객의 인기를 한몸에 얻고 있다. 특히 발 부분을 사람들이 많이 만지는 바람에 검정 칠이 벗겨져 금빛으로 빛난다. 관광객들은 머리 없는 사람 앞에 기대어 카프카의 발을 손으로 잡은 채 기념사진을 찍는다.

카프카 동상

화약탑

오전 나절 만에 요세포프 지구의 유대교 관련 회당 및 박물관을 견학하고, 점심을 해결한 후 시간이 남아 구시가지로 향했다. 어제 자세히 둘러보지 못했던 곳들을 다시 돌아볼 심산이다.

화약탑


제일 먼저 간 곳은 화약탑이다. 전날 전망대에 오르지 않고 그냥 지나쳤기 때문이다. 오늘은 전망대에 올라갔는데 나선형의 계단을 타고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야 한다.

화약탑 내부

전망대에 오르는 나선형 계단 

오픈 3·10월 10:00~20:00, 4~9월 10:00~22:00, 11~2월 10:00~18:00

요금 성인 90코루나, 학생 65코루나

링크 : 화약탑의 역사 및 간단한 정보

프라하 시내 전경

화약탑 정상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프라하 시내 전경. 성 미쿨라세 교회가 바로 보이며 그 왼편 뒤로 구시청사가, 오른쪽 뒤편 멀리 프라하성이 보인다.

프라하의 여유와 낭만을 즐기며

화약탑 꼭대기에서 시내 전망을 구경 후 첼레트나 거리를 따라서 구시가지 광장으로 나왔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거리의 악단 공연은 언제나 즐거웠다.

거리의 악단구시가지 광장의 거리의 악단


오를로이 천문시계오를로이 천문시계


구시청사의 오를로이 천문시계의 쇼를 다시 보고, 카를교로 가서 악단의 공연과 예술가들의 그림을 차근차근 한참을 즐기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진다. 낭만의 도시 프라하의 야경도 볼 만 하다. 사람 구경, 건물 구경, 버스커들의 음악소리 모든 것들이 즐겁다. 이렇게 유럽여행의 이틀 밤이 저물고 있다.

프라하 구시가지 야경프라하 구시가지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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