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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후의 용비불패 추억과 편파 검열 논란 중학교 빡빡머리 시절 오래된 책에서 나는 특유의 책 냄새와 쾌쾌한 곰팡내가 뒤섞인 동네의 지하 만화방에서 며칠 동안 부여잡고 읽었던 그 책, 용비불패다. 그 시절 만화방의 이름도 흔하디 흔한 '두꺼비 책방'이었다. 당시 나는 이 책을 통해 무협만화에 입문하게 됐다. 소년이 좋아할 만한 전투와 지금은 적절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B급 성적 개그, 얼이 빠진 듯하고 장난스럽고 모자라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난 무공의 고수인 주인공의 설정. 덤 앤 더머 구휘, 용비의 티격태격하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당시 중학생이었던 소년에게는 너무나 재미있는 요소였다. 구휘가 사흑련 본방에서 마교 잔월 대마에게 당해 쓰러졌을 때 용비가 나타나고, 그때 구휘가 "떠그랄"이라고 탄식하는 장면에서는 혼자 빵 터져 배를 부여잡고 낄낄거리.. 2020. 2. 26.
오 한강 김세영 허영만 알쓴신잡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추천해서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니 다행히 밀리의 서재에 등록된 책이었고, 하루라는 시간이 순삭되었다. 일요일 오후와 맞바꾼 책이다. 허영만의 극화로 해방 이전과 제6공화국까지 격동의 한국사를 다룬다. 총 5권으로 1987년 월간 만화광장에 연재되었다가 2019년 5월 재발간 되었다. 타짜의 스토리 작가인 김세영이 여기서도 스토리를 맡았다. 원래 안기부에서 대학생용 반공만화로 청탁했는데, 허영만이 '내용에 간섭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수락하고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실질적으로 1부 붉은 허수아비 부분은 반공물의 색채가 짙다. 그럼에도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인공기 장면 때문에 안기부에서 몇번 뭐라고 한 적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북으로 넘어간 주인공 이강토의 눈과 입을 .. 2020. 2. 25.
90년생이 온다 80년대생이 더 공감할 만한 책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특성을 다룬 '90년생이 온다'가 2019년 독서 앱 '밀리의 서재' 독자들이 꼽은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작년에 읽었던 책인데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길래 생각이 나서 리뷰를 남겨본다. 많이 공감했던 책이다. 90년대생들이 회사에 와서 선임 부장님에게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는 예를 보면서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느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오늘 회식이다." "선약이 있는데요." or "운동하러 가야합니다." 작가의 말대로 80년대 생은(나도 80년대생이다) 회사에 충성심은 없지만 윗세대 눈치를 보는 세대다. 퇴근 후 온전한 나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부장님의 회식 제안은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낀세대... .. 2020. 2. 24.
수원 화성 산책 가족이나 연인이 있다면 함께 걷고 싶은 수원화성에 왔다. 성 내부는 상당히 넓고 공원 조성이 잘 되어 있어 걷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마을은 층고 제한이 있어 집들이 아담하고 옹기종기 모여있어 정감이 간다. 수원 화성 조선시대 정조가 지은 수원의 성곽 건축물로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록되었으며, 치밀한 사전 계획 하에 만들어진 계획도시며, 수원시의 상징이자 랜드마크다. 오늘날의 수원화성은 수 차례의 자연재해와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것을 일부 복원한 상태이다. 원래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건축물은 원본 그대로인 건축물이어야 하는데 수원화성은 이러한 규칙에 맞지 않지만, 조선시대에 수원화성을 계획하면서 그림과 글로 설계도와 내용을 철저하게 남겨놓은 화성성역의궤 덕분에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2020. 2. 23.
방콕 카오산로드와 똠양꿍 하루 종일 불교사원, 차이나타운, 왓포와 왕궁을 돌아다니느라 기진맥진하지만 내 인생에 이곳에 언제 다시 오겠냐는 심정으로 더 힘을 내본다. Khaosan Road 또는 Khao San Road는 1892년 태국 방콕 중앙에서 410 미터 가량의 거리다. 그랜드 팰리스와 왓 프라 깨우에서 북쪽으로 약 1km 떨어진 프라 나콘 지구의 방 람푸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전 세계 배낭여행객의 성지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인종의 여행객을 볼 수 있다. "카오산 (Khaosan)"은 예전에는이 거리가 방콕의 주요 쌀 시장이었음을 암시하는 '밀가루 밥'또는 '쌀가루'로 번역된다. 시장이었기에 이곳에 옛날부터 사람들이 많이 붐볐던 곳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40년 동안 카오산로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백패.. 2020. 2. 20.
와불상으로 유명한 방콕 왓포 사원 첫째 날은 롭부리, 둘째 날 오전은 왓트라이밋에 갔다. 둘째 날 오후가 돼서야 태국의 대표적인 사원 왓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왓 포 (태국 : วัด โพธิ์, 발음 된 [wát pʰōː] (이 발음에 대하여))는 왓 포 (Wat Po)라고도 하며 태국 방콕의 프라 나콘 지구에 있는 불교 사원 단지이다. 그랜드 팰리스 바로 남쪽에 있는 라 타나 코신 섬에 있다. 석가모니 열반 사원으로도 알려진 이 공식 명칭은 왓 프라 체 투폰 Wimon Mangkhalaram Rajwaramahawihan이다. 이 사원은 태국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일류 왕실 사원으로 분류 된 6개의 사원 목록 중 첫 번째다. 초기 성전 부지에 성전 단지를 재건 한 라마 1세 왕과 관련이 있다. 이곳은 그의 주된 성전이 되었으며 일부.. 2020. 2. 19.
방콕 여행 왓 트라이밋 황금 불상 사원 둘째 날의 목적지는 방콕 시내, 테마는 종교(불교) 여행.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워낙 태국이 불교의 나라다 보니 자연스레 종교적인 일정이 짜였다. 처음 방문한 곳은 왓 트라이 밋(Wat Traimit, 황금 불상 사원)이다. 이름에 걸맞게 황금 치장이 많아 아주 화려했다. 수코타이 시대의 황금 불상이 있는 곳으로 Thanon Mittaphap Thai-China, 차이나 타운에 위치한다. 방콕의 차이나 타운 지역에있는 왓 트라이 밋 사원은 거대한 금 불상으로 유명한 왕실 사원이다. 공식적으로 Wat Traimit Withayaram Worawihan으로 이름이 지정되고“황금의 사원”이라고도 알려진 이 사원은 Phra Phuttha Maha Suwan Patimakon이라는 거대한 금 불상을 모시고 있다.. 2020. 2. 18.
태국 롭부리 여행 원숭이사원 쁘랑삼욧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은 언제나 설렘을 안겨주고, 한편에는 약간의 불안함도 안게 된다. 방콕 시내의 나나역 주변의 IBIS 호텔에서 하룻밤을 묶고는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 오늘의 행선지는 롭부리다. 나는 으레 새로운 곳에 가면 현지인의 삶을 온몸으로 느끼고자 한다. 그것이 20대 때부터 하던 나의 여행 방식이었다. 택시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한국의 여행 잡지에서 볼 수 없는 현지인들이 일상처럼 다니는 밥집에서 그 지역 고유의 음식을 먹는다. 기차를 타고 3시간여에 걸쳐서 롭부리에 갔다. 롭부리는 원숭이 사원이라는 별칭이 있는데 원숭이들이 많아서이다. 기차역 플랫폼 티켓을 사고 얼마 기다리지 않아 타야 할 기차가 도착했다. 옛날 느낌 물씬 나는 나무 좌석과 사람들. 외국인 배낭여.. 2020. 2. 17.
남양주 목향원 우렁된장 불고기 쌈밥 맛집 주말에 뭐 먹지? 고민 고민하다 아내의 제안으로 남양주 목향원에 가기로 했다. 4호선 마지막 정거장 당고개역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남양주로 통한다. 고개를 넘자마자 나타나는 곳에 목향원이 있다. 목향원은 꽤 유명한 맛집이다. SBS 생방송 투데이 MBC 생방송 오늘 저녁, KBS2 2TV 생생정보, 올리브 수요 미식회, MBC 생방송 오늘 저녁 등 무수히 많은 맛집 방송에서 소개한 바 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주차장에는 주차요원이 상시 안내를 하고 있었고, 가게 앞에는 대기줄이 있었다. 이런 불경기에도 되는 곳은 잘 되는가 보다. 목향원은 유기농 쌈야채와 국내산 돼지고기를 이용하여 유기농 석쇠불고기 쌈밥 정식을 주 메뉴로 하고있다. 서울 근교에서 언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명소다. 고즈넉한 전통 초가 .. 2020. 2. 16.
후배님의 은총, 상암 MBC 맛집 참숯 꺼먹돼지 생고기 마포구 상암동 DMC에서 일하는 후배가 본인의 동네로 초대했다. 화끈하게 쏠 테니 잔뜩 기대하란다. 기대 만발하여 10분 일찍 가서 후배의 퇴근시간 전부터 기다리는 센스와 인내심을 보여줬다. 오는 데는 1시간 좀 안되게 걸렸다. 함께 얻어먹은 동기 녀석은 일산에서 와서 50분 정도 걸렸다고 했다. 내부 전경이다. 메뉴판이다. 후배가 생고기특수부위와 생고기 꽃 오겹살을 시켰다. 특수부위는 항정살, 가브리살, 갈매기살, 목살로 구성되어있다. 먼저 두툼한 고깃살에 놀란다. 살이 두텁기 때문에 약한 숯불로 오래 익혀야 한다. 조바심을 내서 익기도 전에 먹거나 또는 빨리 익히려고 센 불에 굽다가는 겉만 태우기 쉽다. 고기 앞에서 겸손히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따위는 집어던져야 한다. 후배가 .. 2020. 2. 15.
수원 화성 야경이 예쁜곳 팔달산 서장대 지인과 수원화성 부대찌개 맛집인 두꺼비집에서 부대찌개를 먹고 배를 꺼뜨릴 겸 팔달산에 올랐다. 화성 서편에 위치하는 팔달산은 야트막한 야산으로 말이 산이지 오르막길이 있는 공원에 가깝다. 성인 남자의 걸음으로 정상까지 10분 정도면 오른다. 산은 낮지만 수원 화성 일대가 그보다 더 낮은 분지지형이기에 정상에 오르니 탁 트인 야경이 멋있었다. 화성 전경이 시원하게 보인다. 특이한 점은 화성 내부의 건물은 높아야 3층 정도여서 저 멀리 아파트 단지가 있는 곳의 풍경과는 대조적이다. 더 친근하고 사람 사는 동네 같은 느낌이다. 서장대(西將臺/seojangdae) 장대란 성곽 일대를 한눈에 바라보며 화성에 주둔했던 장용외영 군사들을 지휘하던 지휘소다. 화성에는 서장대와 동장대 두 곳이 있다. 서장대는 화성의 서.. 2020. 2. 13.
크래이지밥 망원동 망리단길 맛집 비가 내렸던 날이었던가. 이번 겨울은 역대급으로 따뜻한 겨울이었다. 기후변화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던 따뜻해 눈 대신 비가 내렸던 겨울날들. 직장 동료와 찾은 크래이지밥. 아마 이 녀석과 이 회사에서 먹는 밥은 마지막이겠지. 곧 퇴사를 앞두고 만찬을 즐기러 거래처인 크래이지카츠에 왔다. 내부 전경이다. 3명이 앉을 수 있는 바 형태의 좌석과, 테이블 2개가 전부다. 나는 에비동을, 직장 동료는 특가츠동을 주문했다. 에비동은 새우튀김 덮밥이고, 특가츠동은 크래이지카츠 시그니쳐 특로스가츠가 올라간 돈가츠 덮밥이다. 바삭한 튀김옷의 식감이 이와 잇몸사이를 거쳐 뇌로 전달되어 오는 이 느낌은 언제나 짜릿하다. 그 찰나를 비집고 들어오는 한가득의 물기를 가득 머금은 육즙. 도톰하게 살이 오른 새우 육즙이 입 안.. 2020. 2. 12.
장충동 평안도 족발집 동대입구역 원조 맛집 맥주일을 하면서 친해진 A형과 나는 오랜만에 만났다. 주로 형이 맛집을 추천하고 나는 따라가는 입장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내가 리드했다. 평소에 족발을 좋아하는 나는 평안도 족발이 맛있다는 것을 모 잡지에서 보고 가보고 싶었다. 장충동 일대의 다양한 족발 가게 중에서 단연 첫 번째로 맛있다고 알려진 곳으로, 블루리본 서베이에 따르면 1965년에 개업했다고 하는데 오랜 역사만큼이나 족발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난 곳이다. 어지간한 티비프로와 만화책 식객에도 등장했을 정도로 인지도면에서는 알아주는 이곳은 높은 명성에 걸맞게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가득했다. 평안도 족발집의 메뉴다. 족발 시세보다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가격이다. 우리는 성인 남자 2명에 걸맞지 않게 소자인 1~2인분을 시켰다. 오래된 역사를 느.. 2020. 2. 9.
경제의 속살_이완배 저자 이완배 선생님... 팟캐스트 '김용민 브리핑'을 들으면서 이 분을 알게 됐고, 경제에 대해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알기 쉽고 재미있게 얘기해줘서 좋아했고, 연대와 협동 및 따뜻한 경제학에 대한 철학에 존경심을 키워왔었다. 그분이 팟캐스트에서 자주 얘기했던 여러 가지의 게임이론이 이 책에 담겨있고, 읽으면서 2년 전 한창 팟캐스트에 빠졌을 때 들었던 내용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그 당시에도 보수 정치인이나 재벌의 누군가를 특정해서 심하게 비하하거나 울분을 토하곤 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있어 그런 글을 볼 때마다 다소 눈살이 찌푸려졌다.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까지는 좋은데 누군가의 인격을 심하게 비하하는 것은 조금은 거부감이 든다. 팟캐스트를 들을 때는 어느 정도 패널과 사회자.. 2019. 11. 17.
논현역 맛집 라멘 모토 지난여름이었다. 아 벌써 지난여름을 이야기하고 있다니, 시간은 하염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만 한다. 체감하는 시간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내 눈가의 주름은 깊어지고 많아진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그 형과 논현역에서 만났다. 만났을 때는 비가 오지 않더니 논현역의 지하도를 통해 반대편 거리로 나오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준비성 없는 나와 준비성 철저한 형과 남자 둘이서 한 우산 속에 들어가는 멋진 광경을 연출하면서 강남 거리 한복판을 걸어서 당도한 곳은 '라멘 모토' 츠케멘을 먹는 방법은 위와 같다. 푸짐하게 나온다. 거기다 밥은 공짜다. 내 위가 작아서 그리 메리트는 없다. 입맛이 예민한 형이 추천한 맛집은 언제나 옳았다. 사실 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맛집 대부분은 바로 한 우산 속의 그 남자가 추천한 맛.. 2019.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