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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아동 흙밥 보고서를 읽고 매주 우편함에 꽂히는 시사인을 읽은지도 벌써 3년이 됐다. 사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놓치지 말겠다는 의지로 구독한 시사인이었다. 그러다 647호 를 보고 현재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아이들이 어떤 밥을 먹는지, 하루 3끼는 제때에 챙겨 먹는 아이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게 되면서 가슴 한켠이 먹먹해졌다. 분명 문명은 더 발달하는데 왜 우리네 삶은 팍팍해지기만 하는 건지... 안타까운 점은 불행은 약자를 먼저 덮친다는 것. 위정자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든 세계경제의 불황 때문이든 어떤 원인에 의해 생기는 피해와 고통은 순번대로 덮쳐온다. 물론 그 첫 번째 순번은 사회에서 소득이 낮은 사람이거나 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이다. 슬프게도 이것은 역사에서 변치 않은 팩트다. 그.. 2020. 3. 4.
양주 책 만드는 카페 책공소 지난 주말 찾아간 양주의 책공소. 이곳은 흔한 일반 카페와 다르다. 책을 쓰는 테마가 있는 카페다. 사장님이 잡지사에서 30년간 디자이너와 편집을 하신 분이시다. 잡지사에서 은퇴 후 이곳 양주에 보금자리를 트고 직접 이 건물을 지으신 후 1층은 디자인 작업실로, 2층은 카페를 열었다. 카페 내부 전경. 이곳의 테이블과 의자는 고급 원목을 써서 만든 것으로 자세히 보면 조금씩 생긴 모양이 다르다. 천장은 높아 시원하고 싱그러운 식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책공소만의 시그니처 커피 진저 라떼다. 거품이 굉장히 부드러운데 생강향의 그 알싸함이 날카롭게 혀를 스친다. 시나몬 향이 코를 기분 좋게 간질거리며 피넛의 고소함이 씹을 때마다 느껴진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굉장히 독특한 커피다. 와인 음료수 샹그리.. 2020. 3. 2.
선정릉역 기사식당 맛집 가나 돈까스의 집 자주 함께 다니는 지인 형과 이번에는 돈가스집을 찾았다. 둘 다 즉흥적인 사람이라 강남에서 볼일을 보고 강북으로 넘어가는 길에 뭔가 느낌이 꽂히는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가게 된 돈가스집이다. 이런 즉흥적인 밥집의 선택은 언제나 실패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형의 '촉'을 믿는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촉은 맞았다. 이 가게의 돈가스는 상당히 괜찮았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 가게는 백종원의 3대 천왕 기사식당 편에 방영된 집이었다. 메뉴판이다. 기사식당 치고는 가격이 좀 센 편이다. 하지만 이 장소가 강남 한복판임을 감안했을 때 비싸다고만 할 수는 없다. 내부 전경. 딱히 분위기에 신경 쓴 모습은 아니다. 기사 식당스러운 인테리어. 돈가스 라면 으레 고상하게 칼로 포크를 써는 장.. 2020. 3. 1.
코로나 19 예방 및 위생 수칙 며칠 전 방문한 병원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현관문 앞 두터운 방역복으로 온몸을 감싼 직원분이 입장하는 모든 사람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레이저 체온계로 체온을 젠 후 입장을 허용했다. 입장 후 바로 보인 것은 테이블과 그 위에 놓은 손 소독제였고, 자연스럽게 손 소독제의 윗 버튼을 눌러 손을 소독하고는 접수창구로 걸어갔다. 마스크 확인과 체온 체크, 소독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쳐 병원에 입원하니 다른 사람들도 이 과정을 거쳐서 들어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언론에서도 가끔 전하던데 질병 본부 직원들이 고생하는 것이 훤히 보여 한편으로 안쓰럽기도 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나와 가족은 물론 타인을 위한 배려로 경각심을 가지고 코로나 19 예방에 만전을 기했으면 한다. 장기화되는.. 2020. 2. 29.
머저리라 불렸던 영웅 오다 노부나가 - 야마오카 소하치 저 5년 전이었을까, 부산에서 크루즈선을 타고 일본에 간 적이 있다. 귀족 여행이라 부르는 크루즈선을 탄 이유는 돈과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보따리무역을 하는 일에 대해 알기 위해서였다. 필자는 실제로 보따리무역을 하시는 4명의 할아버지 일행과 함께 이틀을 함께 했었다. 그 이후로 일본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일본인이 좋아하는 3인의 영웅이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것을 알게 됐다. 도서관에서 그들에 관한 책을 찾다 보니 그 3명의 인물이 동시대인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그중 첫 번째로 역사에 등장한 인물이 '오다 노부나가'다. 이 3인을 두고 이렇게들 얘기한다. '오다 노부나가가 반죽을 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떡을 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그 떡.. 2020. 2. 29.
무타히로 연남동 일본 라멘집 연남동에 오면 한 번씩 들리는 가게 무타히로 들어서면 일본의 라디오 방송이 나오고 목재로 만든 기다란 바와 좁은 통로가 굉장히 일본스러운 느낌이다. 교카이라멘을 시켜본다. 짭짤하면서 진한 국물의 무게감이 혀에 느껴진다. 일본 라멘의 이 진한 국물이 나를 매료시킨다. 일본 여행을 가서 처음 라멘을 먹었을 때 깊숙이 꽂히는 펀치를 맞은 듯한 느낌이 아직도 선하다. 일본의 어느 지방의 가게에 온 듯한 인테리어 아 이런 라멘을 한국에서도 맛 볼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2020. 2. 28.
회기역 맛집 싸움의 고수 회기역 주변에 둥지를 틀고 있는 나는 요즘 점심시간이 즐겁다. 대학가라서 싸고 맛있는 밥집이 너무 많다. 아직도 3500원짜리 밥이 있는 동네다. 젊은 친구들도 많아서 거리는 생기가 넘친다. 오늘은 보쌈을 먹기로 결정했다. 오전 거래처에 갔다가 아주 괜찮은 제안을 받았다. 사업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기분이 좋았다. 그 제안에 부응하려면 든든히 먹고 열일을 해야하기에 고기를 먹기로 정했다.딱 혼자 먹기 좋은 밥상 차림이다. 네모 반듯한 네칸짜리 도시락에 밥과 보쌈과 반찬이 푸짐하게 나온다. 이렇게 해서 5800원이다. 싸움의 고수 첫번째 메뉴 1인 보쌈이다. 밝은 원목의 느낌이 좋다. 옹이와 나무결, 밝은 톤의 나무색이 이 가게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다.근데 .. 2020. 2. 27.
문정후의 용비불패 추억과 편파 검열 논란 중학교 빡빡머리 시절 오래된 책에서 나는 특유의 책 냄새와 쾌쾌한 곰팡내가 뒤섞인 동네의 지하 만화방에서 며칠 동안 부여잡고 읽었던 그 책, 용비불패다. 그 시절 만화방의 이름도 흔하디 흔한 '두꺼비 책방'이었다. 당시 나는 이 책을 통해 무협만화에 입문하게 됐다. 소년이 좋아할 만한 전투와 지금은 적절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B급 성적 개그, 얼이 빠진 듯하고 장난스럽고 모자라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난 무공의 고수인 주인공의 설정. 덤 앤 더머 구휘, 용비의 티격태격하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당시 중학생이었던 소년에게는 너무나 재미있는 요소였다. 구휘가 사흑련 본방에서 마교 잔월 대마에게 당해 쓰러졌을 때 용비가 나타나고, 그때 구휘가 "떠그랄"이라고 탄식하는 장면에서는 혼자 빵 터져 배를 부여잡고 낄낄거리.. 2020. 2. 26.
오 한강 김세영 허영만 알쓴신잡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추천해서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니 다행히 밀리의 서재에 등록된 책이었고, 하루라는 시간이 순삭되었다. 일요일 오후와 맞바꾼 책이다. 허영만의 극화로 해방 이전과 제6공화국까지 격동의 한국사를 다룬다. 총 5권으로 1987년 월간 만화광장에 연재되었다가 2019년 5월 재발간 되었다. 타짜의 스토리 작가인 김세영이 여기서도 스토리를 맡았다. 원래 안기부에서 대학생용 반공만화로 청탁했는데, 허영만이 '내용에 간섭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수락하고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실질적으로 1부 붉은 허수아비 부분은 반공물의 색채가 짙다. 그럼에도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인공기 장면 때문에 안기부에서 몇번 뭐라고 한 적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북으로 넘어간 주인공 이강토의 눈과 입을 .. 2020. 2. 25.
90년생이 온다 80년대생이 더 공감할 만한 책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특성을 다룬 '90년생이 온다'가 2019년 독서 앱 '밀리의 서재' 독자들이 꼽은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작년에 읽었던 책인데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길래 생각이 나서 리뷰를 남겨본다. 많이 공감했던 책이다. 90년대생들이 회사에 와서 선임 부장님에게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는 예를 보면서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느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오늘 회식이다." "선약이 있는데요." or "운동하러 가야합니다." 작가의 말대로 80년대 생은(나도 80년대생이다) 회사에 충성심은 없지만 윗세대 눈치를 보는 세대다. 퇴근 후 온전한 나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부장님의 회식 제안은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낀세대... .. 2020. 2. 24.
수원 화성 산책 가족이나 연인이 있다면 함께 걷고 싶은 수원화성에 왔다. 성 내부는 상당히 넓고 공원 조성이 잘 되어 있어 걷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마을은 층고 제한이 있어 집들이 아담하고 옹기종기 모여있어 정감이 간다. 수원 화성 조선시대 정조가 지은 수원의 성곽 건축물로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록되었으며, 치밀한 사전 계획 하에 만들어진 계획도시며, 수원시의 상징이자 랜드마크다. 오늘날의 수원화성은 수 차례의 자연재해와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것을 일부 복원한 상태이다. 원래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건축물은 원본 그대로인 건축물이어야 하는데 수원화성은 이러한 규칙에 맞지 않지만, 조선시대에 수원화성을 계획하면서 그림과 글로 설계도와 내용을 철저하게 남겨놓은 화성성역의궤 덕분에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2020. 2. 23.
방콕 카오산로드와 똠양꿍 하루 종일 불교사원, 차이나타운, 왓포와 왕궁을 돌아다니느라 기진맥진하지만 내 인생에 이곳에 언제 다시 오겠냐는 심정으로 더 힘을 내본다. Khaosan Road 또는 Khao San Road는 1892년 태국 방콕 중앙에서 410 미터 가량의 거리다. 그랜드 팰리스와 왓 프라 깨우에서 북쪽으로 약 1km 떨어진 프라 나콘 지구의 방 람푸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전 세계 배낭여행객의 성지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인종의 여행객을 볼 수 있다. "카오산 (Khaosan)"은 예전에는이 거리가 방콕의 주요 쌀 시장이었음을 암시하는 '밀가루 밥'또는 '쌀가루'로 번역된다. 시장이었기에 이곳에 옛날부터 사람들이 많이 붐볐던 곳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40년 동안 카오산로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백패.. 2020. 2. 20.
와불상으로 유명한 방콕 왓포 사원 첫째 날은 롭부리, 둘째 날 오전은 왓트라이밋에 갔다. 둘째 날 오후가 돼서야 태국의 대표적인 사원 왓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왓 포 (태국 : วัด โพธิ์, 발음 된 [wát pʰōː] (이 발음에 대하여))는 왓 포 (Wat Po)라고도 하며 태국 방콕의 프라 나콘 지구에 있는 불교 사원 단지이다. 그랜드 팰리스 바로 남쪽에 있는 라 타나 코신 섬에 있다. 석가모니 열반 사원으로도 알려진 이 공식 명칭은 왓 프라 체 투폰 Wimon Mangkhalaram Rajwaramahawihan이다. 이 사원은 태국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일류 왕실 사원으로 분류 된 6개의 사원 목록 중 첫 번째다. 초기 성전 부지에 성전 단지를 재건 한 라마 1세 왕과 관련이 있다. 이곳은 그의 주된 성전이 되었으며 일부.. 2020. 2. 19.
방콕 여행 왓 트라이밋 황금 불상 사원 둘째 날의 목적지는 방콕 시내, 테마는 종교(불교) 여행.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워낙 태국이 불교의 나라다 보니 자연스레 종교적인 일정이 짜였다. 처음 방문한 곳은 왓 트라이 밋(Wat Traimit, 황금 불상 사원)이다. 이름에 걸맞게 황금 치장이 많아 아주 화려했다. 수코타이 시대의 황금 불상이 있는 곳으로 Thanon Mittaphap Thai-China, 차이나 타운에 위치한다. 방콕의 차이나 타운 지역에있는 왓 트라이 밋 사원은 거대한 금 불상으로 유명한 왕실 사원이다. 공식적으로 Wat Traimit Withayaram Worawihan으로 이름이 지정되고“황금의 사원”이라고도 알려진 이 사원은 Phra Phuttha Maha Suwan Patimakon이라는 거대한 금 불상을 모시고 있다.. 2020. 2. 18.
태국 롭부리 여행 원숭이사원 쁘랑삼욧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은 언제나 설렘을 안겨주고, 한편에는 약간의 불안함도 안게 된다. 방콕 시내의 나나역 주변의 IBIS 호텔에서 하룻밤을 묶고는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 오늘의 행선지는 롭부리다. 나는 으레 새로운 곳에 가면 현지인의 삶을 온몸으로 느끼고자 한다. 그것이 20대 때부터 하던 나의 여행 방식이었다. 택시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한국의 여행 잡지에서 볼 수 없는 현지인들이 일상처럼 다니는 밥집에서 그 지역 고유의 음식을 먹는다. 기차를 타고 3시간여에 걸쳐서 롭부리에 갔다. 롭부리는 원숭이 사원이라는 별칭이 있는데 원숭이들이 많아서이다. 기차역 플랫폼 티켓을 사고 얼마 기다리지 않아 타야 할 기차가 도착했다. 옛날 느낌 물씬 나는 나무 좌석과 사람들. 외국인 배낭여.. 2020.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