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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기

봄날의 도자기 여행 – 2025 이천 도자기 축제

by U.ken 2025.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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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일요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도자기 축제에 다녀왔다. 이천은 예부터 도자기의 고장으로 유명한 도시로, 매년 봄이면 대규모 도자기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도자기 문화의 거리 초입에는 천막 부스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고, 각기 다른 작가들의 개성이 묻어나는 도자기들이 정성껏 진열되어 있었다. 어떤 부스에는 동글동글한 밥그릇과 찻잔이, 또 어떤 곳에는 꽃무늬가 섬세하게 그려진 플레이트와 화병들이 손님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특히 수공예 느낌이 강한 작품들이 많았고, 그릇 하나에도 흙의 무게감과 장인의 손맛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거리를 걷다 보니 실내 전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이천시 도자기 명장전'이라는 전시 공간이었다. 전시장 내부는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는 가운데, 전통 청자와 백자부터 현대적인 도자 오브제까지 정제된 형태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행운을 부르는 신묘한 동물 展’이라는 주제 아래 호랑이, 학, 사슴 등 다양한 동물 모티브가 그려진 작품들이 줄지어 있었고, 각각의 기물에 담긴 상징성과 예술성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체험 부스였다. 물레를 돌리며 직접 도자기를 빚어보는 체험에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몰려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어른의 손을 빌려 진흙을 만지고, 서툴게나마 도자기의 형태를 잡아가는 모습은 무척 따뜻하고 평화로웠다. 아이들의 앞치마에 튀긴 흙 자국조차 이 축제의 생생한 기억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이와 함께 체험한 부모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한쪽에는 구슬팔찌 만들기 체험도 진행되고 있었다. 작은 상자 안에 구슬이 색깔별로 정리되어 있었고, 아이들은 반짝이는 재료들 앞에서 눈을 반짝이며 팔찌를 고르고 실을 꿰었다. 도자기와는 또 다른 종류의 공예 체험이었지만,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이라는 공통점이 느껴졌다.

구경하다 보니 출출해져서 푸드트럭이 모여 있는 먹거리 구역으로 향했다. 떡볶이, 핫도그, 솜사탕 등 축제 분위기를 북돋우는 간식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한쪽에는 야외 놀이시설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었다.

축제 기념품도 다양했다. 작가들이 만든 미니 도자 인형, 손바닥만 한 접시 세트, 실용적인 머그컵까지,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몇 가지 챙기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축제 기간 한정 특가’ 안내문이 붙은 상품은 금세 품절되기도 했다. 이천 도자기를 평소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도자기 거리 양쪽에 늘어선 부스를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다양한 스타일과 색감, 터치감의 도자기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것은 전통적이고, 어떤 것은 감각적이며 현대적이었다. 도자기가 단순히 기능적인 그릇이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이천 도자기 축제는 단순한 박람회를 넘어, 문화와 공예, 그리고 가족 간의 따뜻한 교류가 어우러지는 공간이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흙의 감촉과 창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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