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 자전거 여행
자전거에 한창 맛들인 직장인과 제과제빵 견습생이 만나 자전거를 탄다. 둘 다 한창 자전거 라이딩에 푹 빠져 주말에 틈만 나면 만나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사실 이번에 가는 코스는 지난번에 갔다 온 코스이기는 하지만 친구가 인스타그램에서 본 청라호수공원 사진이 너무 멋지다며 또 가자고 한다. 그 친구가 아마 내가 전에 국토종주인증을 받지 못했던 것을 이번에 받으라는 취지로 이 코스를 잡았을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이번에는 국토종주인증에 성공했다.
지난번 라이딩 링크 : 2018/05/26 - [자전거여행/서울근교] - [자전거여행] 중랑천에서 아라뱃길 왕복 121km 코스
사진은 북한산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담은 인생샷이다. 미세먼지가 극성인 요즘, 자전거를 타러 나올 때마다 미세먼지 상태가 좋음 상태라 행운이 따른다. 주먹을 꼭 쥐고 두 팔을 벌린 채 달리는 이유는 나중에 자전거 대회에 출전해서 우승했을 때를 대비해서 세레모니를 미리 연습해 두는 것이다. 요즘 러시아 월드컵으로 분위기가 많이 달아올랐는데, 실제로 코치들은 축구선수들이 훈련 중에 일부러 세레머니 연습을 하도록 시키기도 한다. 이유는 머릿속에 골 넣는 장면을 계속 연상하게 하면 경기에서 골을 넣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일종의 심리요법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선수도 아니고, 정말 라이딩을 괴물같이 잘 타는 사람도 아니지만 꿈이라도 꿔보고 상상하며 기뻐할 수는 있지 않겠나. ^^
북한산이 선명하게 보이면 미세먼지 매우 좋음
아라한강갑문 인증센터에서 찍은 북한산의 모습이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해상도가 조금 떨어져서 아쉽긴 하지만 쉽게 볼 수 없는 한강에서 바라본 선명한 북한산 풍경이다. 캐논 카메라로 담으면 훨씬 멋질 것 같아 조금 아쉽기는 하다.
아라뱃길 코스 중간에 수향 4경부터 5경, 6경까지 만나서 볼 수 있었지만 사진으로 담지는 않았다. 주마간산이라고 말 위에서 채찍질하듯이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왔기 때문이다. 달리기에 열중해서 풍경의 참맛을 느끼지 못한 부분은 아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멋진 풍경마다 멈추면 라이딩의 참맛을 놓치게 된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잃는 법이다. 삼국지의 유비도 와룡과 봉추를 한꺼번에 가지지 못하지 않았나.
그래도 너무 개인적인 여행 이야기만 쓰면 글이 읽는 사람에 따라 유용하지 않을 수 있으니 아라뱃길을 지나며 마주할 수 있는 수향4경부터 6경까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드리겠다.
수향 6경
수향 5경
수향 4경
수향 4경은 아라마루와 아라뱃길로 구성되어 있다.
아라마루
아라뱃길 구간 중 가장 높은 곳인 계양산 협곡 구간에 위치한 원형 모양의 전망대다. 다소 아찔해 보일 수 있는 유리 바닥 아래로 아라뱃길이 내려다보이며, 야간에는 난간과 바닥의 반짝이는 조명이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만 아래가 훤히 보이기 때문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할 수도 있다.
아라폭포
확실히 저번 라이딩 때보다 힘들지 않았다. 아니 힘이 솟구쳐 올랐다. 기분 탓일까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별로 힘들다는 느낌 없이 50km를 달려 서해아라갑문을 찍고서는 여객터미널에 있는 인증센터에서 국토종주인증을 받았다. 이제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약간의 돈을 지불하고 인증서를 주문하면 된다.
3년 전 혹한을 뚫고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 문경새재를 넘고 낙동강을 따라 내려가 하굿둑까지 사투를 벌이며 인증센터마다 깃발을 꽂았던 고생을 이제서야 보상을 받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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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청라호수공원으로
친구의 인생샷이다. 우리는 미세먼지라는 방해자가 없어 더욱 멋진 북한산을 배경으로 사이좋게 서로에게 하나씩 인생샷을 찍어줬다.
이번 라이딩에서는 133km를 달렸다. 역시 100km를 넘기니까 힘들긴 했다. 기진맥진한 채 방배카페거리의 어느 카페에서 빙수를 먹고 친구와 헤어졌다. 그런 후에 20km를 더 달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새 라이딩 없이는 삶의 즐거움을 못 찾는 불쌍한 한 인간이 되어 버렸다. 아 물론 반어법이다. 자전거 탈 때마다 살아있음을 느끼고, 강한 쾌감을 만끽하는 한 명의 변태같은?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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