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어느 볕 좋은 날입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아주 힙한 장소인 해방촌 신흥시장에 와 봤습니다. 신흥시장을 소개하기 전에 해방촌이 형성된 역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해방촌
신흥시장
신흥로를 따라 해방촌 오거리 방향으로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신흥시장 입구입니다. 이 굴을 통해 들어가면 바깥과는 아주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올해 5월부터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이 한창입니다. 오래된 빨간 벽돌 건물들과 중간 유리나 차양이 있었을 법한 창살 가지들이 을씨년스럽습니다. 그런 을씨년스런 분위기 사이사이 아기자기하고 예쁜 가게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해방촌만의 분위기와 조화스럽게 맞춘 인테리어들이 볼만합니다. 곳곳에서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라 뭔가 태동하는 듯한 활기참 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신구의 조화
1층의 새로 오픈한 가게들과 2층의 모습이 묘한 대비를 이룹니다. 한 건물에서 80년대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공존합니다.
아주 옛날부터 이자리를 지키고 있던 가게들도 있습니다. 옛것과 오늘날의 것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예쁘게 단장한 공방, 카페가 있는 시장은 생기가 돌았습니다. 현대적 감각의 새로 입점한 가게와 70, 80년대 모습을 간직한 옛 가게들이 한 지붕 아래 공존하는 신흥시장의 독특한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저처럼 찾아오는 시민들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레트로 갬성 뿜뿜
현재를 관통하는 핫한 키워드 중 하나가 레트로죠. 레트로는 경제적 상황과 맞물립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치고 미래가 더욱더 불투명해질수록, 인간은 미화된 평화로운 과거를 지향합니다. 현대 한국에는 미래가 불투명한 사람들이 많고 그들이 안정감을 주는 레트로에 끌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심지어 과거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미디어를 통해서 만들어진 '아름다운 과거'가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것이죠.
레트로는 과거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것들을 끌어와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것이죠. 휠라의 '빅 로고'를 현대에 유행하는 '롱패딩'과 결합시키고, 옛날 곡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등등의 모습이 그 예입니다. 사진과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속에서 '새로운 창조성'을 찾아내는 것이 레트로의 역할입니다.
콤콤오락실이라는 전자오락실입니다. 허름한 나무 미닫이 문이 제 어렸을 적에 살던 집을 떠오르게 만듭니다.
오락실 내부입니다. 추억의 고전게임들로 채웠습니다. 슈퍼마리오, 메탈슬러그, 보글보글, 테크노 사커 등 초딩 시절에 하던 게임들입니다.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얼마나 오래된 가게일까요.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일성상회가 옛날 가게 모습 그대로라면 옆가게 빠게트-걸은 굉장히 레트로합니다. 이 두 가게가 너무나 잘 어우러집니다.
허름한 빨간 벽돌 건물과 이번에 새로 하얗게 단장한 흰 벽돌 건물 사이의 대비와 그 사이 파란 하늘이 예뻐서 이 구도로 사지을 찍었습니다.
신흥시장으로 통하는 또다른 골목길입니다. 군데군데 껌딱지가 붙었던 검은 점들이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집니다. 제가 어렸을 때 놀던 골목길이 이런모습이었으니까요.
화장품 가게와 과일가게 사이가 바로 위 골목길로 통하는 곳입니다. 저 좁은 골목길을 통하면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공간여행을 하는 기분입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곳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는 신규점포들이 다들 흥했으면 합니다. 연남동, 경리단길과 같은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전철을 겪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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