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주방거리
황학동의 유래
서울 중구의 황학동은 과거 이곳 논밭에 ‘황학이 노닐었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6·25 전쟁 이후 황학동과 청계천 일대에는 고물들이 쏟아져 나왔고 사창가도 난립해 있었습니다. 1969년에는 황학동 일대의 청계천 복개 공사가 끝나고,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값 나가는 골동품과 희귀 LP 등이 이곳에서 거래가 됐습니다. 하지만 먹고 살 만해지자 골동품은 인사동과 장안평으로, LP 판매점은 회현동과 명동 등으로 하나 둘씩 이전하고 이후 중고물품 시장으로 바뀌었습니다.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개최로 외식업이 성장했고 주방용품업체는 황학동으로 모였습니다. 이후 주방거리는 대한민국 외식업의 흐름을 읽는 지표가 됐습니다.
주방거리 이외에도 이 주변에는 풍물시장, 중앙시장(재래시장), 벼룩시장, 도깨비시장 등 구경거리가 많습니다.
소자본 음식점 창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가게 인테리어나 업소용 주방용품 구매 등을 최대한 줄이는 게 좋습니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발품 들여 전문 매장을 찾아 다니기도 하는데, 관련 업체가 모여 있는 황학동 주방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 지인도 그중 한 사람이죠.
양 길가로 중고 세탁기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주방 그릇 및 냄비가 높게 쌓여 있고 비좁은 도로에는 주방기기를 실은 트럭이 정신없이 돌아다닙니다.
황학동 주방시장과 가구거리의 시장 현황을 분석한 기관이나 단체가 전무하지만 이곳 상인회의 추정에 따르면 이 일대에는 식당 용품 관련 업소가 400~450여개에 이를 것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이들 업소는 공장 등 도매망을 갖추고 있어 전국 주방 관련 용품 시장의 80% 이상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곳은 시장규모도 전국 최대를 자랑하지만 다양한 품목을 자랑하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개성 있는 독특한 물건을 찾는 사람들도 이곳에서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쉽게 고를 수 있고 혹시 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공장을 갖춘 곳이 많아 직접 제작해주기도 한다는 군요.
팍팍한 경기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 폐업자 수는 90만 8076명이었고 올해는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주방거리도 침체기에 빠졌다고 합니다.
창업하려는 사람은 많이 없지만 업종을 변경하는 사람은 종종 있습니다. 지금은 이들이 주방거리의 주 고객이라는 군요. 결국 잦은 업종 변경으로 빚만 불리는 자영업자도 많다고 합니다.
국내 창업률이 매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가장 창업률이 높은 업종은 음식점업이며 동시에 폐업률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습니다. 이처럼 음식점 및 요식업으로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그만큼 경쟁도 심합니다.
그래도 이곳이 한창 잘 되던 시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1990년대 말 IMF 구제금융 직후, 폐업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창업하는 사람이 더 많았답니다. 그 당시에는 중고 물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하는군요.
현재는 이 황학동도 온라인과 미디어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길 전면이 아닌 뒷골목 가게에서 블로그를 이용한 sns마케팅으로 이 불황에서도 잘 되는 가게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미디어의 영향이 커서 백종원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비슷한 업종을 창업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푸드트럭이 취업문이 막힌 청년들에게 희망이 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내년에는 경기가 좋아져서 이 황학동 주방거리도 활기를 되찾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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