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강원

철원 가볼만한곳 한탄강변 고석정

by U.ken 2018. 4. 11.
반응형

지형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고석정 일대

지난 토요일 미세먼지 경보가 보통단계인 것을 확인하고 얼른 짐을 싸서 집을 나섰다. 날씨가 풀려 어디 나들이라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던 차였다. 나보다는 아내가 더 나들이를 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며칠 전 남대문시장에서 사 온 중고 탐론 광각렌즈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지는 않지만 나름 출사다. 나는 출사를, 아내는 나들이를 원하니 바로 의기투합. 출발이다. 먼저 향했던 곳은 양주의 나리공원이었다. 그리 멀리 나서고 싶지는 않았기에 서울 근교에서 가볼만한 곳을 찾으니 나리공원이 가장 만만했다. 블로그 서너 개를 읽어본 뒤 위치를 확인하고 출발했다. 새 렌즈로 찍을 예쁜 꽃을 기대하면서 목적지에 차로 이동하여 30분가량 걸려 도착했다. 아뿔싸, 도착하자마자 뭔가 잘못됐음을 짐작했다. 천만 송이 천일홍 꽃을 분명 블로그에서 확인하고 왔건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황무지. 그냥 휑했다. 놀이터에서 아이 둘이 뛰놀고 있고 밭은 황량했다. 블로그를 다시 한번 들춰봤다. 아! 사진을 작년 가을에 찍어놓고 포스팅은 3월 초에 했구나.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 이런 실수를 하다니. 뒤통수로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아내가 한마디 하기 전에 내가 선수를 쳤다. "여기서 조금만 더 위로 올라가면 철원에 고석정이라고 경치가 멋져. 가볼만한 곳이야." 대학 시절 답사를 갔던 적이 있어 얼른 그 기억을 떠올려 그리로 가자고 내뱉었다.

고석정

양주 나리공원에서 여기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려 도착했다. 대학교 때 왔었던 그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 당시 지리답사차 갔었기에 그 장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아는 것이 나왔다고 아는 척 침을 튀겨가며 설명해주기 시작했고, 아내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는지 버럭 한다. 그때 못다 한 얘기를 여기다 늘어볼까 한다.

개요

강원도 기념물 제8호, 소재지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입장료 및 주차 무료
고석정은 철원평야를 가로질러 흐르는 한탄강 중류에 위치한 철원 팔경 중의 한 곳이다. 강 양쪽은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쪽 강가에 10m 정도의 큰 바위가 우뚝 솟아 있고, 절벽의 중간에 3칸 정도의 자연 석굴이 있다. 일찍이 신라 진평왕과 고려 충숙왕이 유람하였다는 명승지로, 조선시대 명종(1545~1567) 때의 의적 임꺽정과도 관련된 곳으로 유명하다. 임꺽정은 이곳의 자연 석굴에 은거하며 활동하였다고 전하며, 강 건너편에는 그가 쌓았다는 석성이 남아 있다. 후대 사람들이 이를 기리기 위하여 정자를 짓고 고석정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때 불타 없어져 1971년에 2층 누각의 정자를 새로 세웠다.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정자가 바로 고석정이다. 사실 이곳은 명승지로서의 의미보다는 지형학적 관점에서 다가갈 때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

지형학적 의미

철원은 점성이 낮은 현무암질의 용암이 지각의 틈을 비집고 분출한 후 그것이 흘러서 형성된 용암대지 철원평야는 바로 이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평지다.
이 지역은 용암이 흘러들어 강을 메우기 이전의 원지형과 용암 분출로 형성된 용암대지, 그리고 용암대지가 된 후 한탄강의 새로운 물길이 만든 깊은 협곡의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이 일대는 용암 분출 이전의 기반암이었던 화강암을 현무암이 매곡한 후에 새로운 물길이 두 암석의 접촉부를 침식하면서 지금의 한탄강 물길을 만들었다.

주변 지형

이 일대를 살펴보면, 용암대지의 일부가 하천 쪽에 이르러서 절리를 따라 형성된 수직 곡벽이 존재하고 있다. 수직 곡벽에서 하천의 하상면 쪽으로 갈수록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풍화 산물이 사면을 따라 이동하면서 형성된 것이다.
하천 부근에는 현행하천에 의해 쌓인 충적물들과 모래사장(포인트바)이 형성되어 있고 이들 충적물들은 모래에서부터 직름 10cm 이상 되는 자갈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자갈(역)의 성분들은 화강암 기원의 것부터 현무안 기원의 것까지 다양하다. 정자 반대편 사면들은 용암이 흐르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다. 선지형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화강암이 기반을 이루고 있다. 하천의 가운데에는 고석정을 대표하는 기반암괴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 바윗덩어리 역시 화강암이 기반을 이루고 있다.
위 사진의 왼쪽 위쪽의 정자 바로 아래를 보면 수직 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그 절벽이 바로 현무암질로 이루어져 있어 후지형으로 보면 된다.

한탄강의 협곡

한탄강을 멀리서 보면 강물은커녕 강줄기조차 보이지 않는다. 물과 계곡을 보기 위해서는 강가의 절벽 위로 올라서거나 30~40m의 절벽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된다. 물길을 이루는 협곡이 수직 절벽을 이루 만큼 깊게 파여 있기 때문이다.
물길이 만들어낸 이러한 깊은 협곡의 형성원인은 아래와 같다. 먼저 현무암의 특징과 관련된 주상절리를 그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뜨거운 용암은 식을 때 표면부터 냉각되면서 수축이 이루어진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여러 방향으로 동일하게 퍼져 대개 육각형의 주상절리를 형성한다. 용암대지에 한탄강의 물이 흘러들면서 주상절리의 절리면을 따라 침식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수직 절벽이 만들어졌다.
다른 하나로 물살이 매우 빠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상류 족의 동송읍 일대 용암대지의 해발고도는 약 180m이지만 하류 쪽의 영북 운천리의 해발고도는 120m로 하상의 경사가 매우 급하다. 이로 인한 급물살이 강바닥을 깊게 깎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