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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슬픈 넋을 기리며

by U.ken 2018.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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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두산순교성지


절두산 순교성지

양화대교를 건너 합정역 언저리까지 이르면 절두산 순교 성지라 하여 갈색 간판으로 안내를 하고 있는 것을 오가며 보면서 호기심이 동했던 곳입니다. 지역 유적지를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홍대에 자주 오지만 이곳에는 한 번도 오지 않았기에 발걸음을 내딛어 봅니다. 절두산 순교 성지는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공영주차장 장 옆으로 난 계단을 오르면 나타납니다.

이용 안내

이용시간 : 매일 오전 9시 30분 ~ 오후 5시, 월요일 휴무
미사 : 오전 10시, 오후 3시
고해성사 : 미사 30분 전, 토요일 오후 12시
피정 및 식사 가능(사전 예약) 


절두산순교성지

저는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올라왔지만 성지 내에도 주차장이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주차장에 가면 볼 수 있는 조형물입니다. 순교자의 모습과 이름을 새겨넣었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순교자의 이름을 볼 수 있어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왠지 쓸쓸해보이는 조형물이군요.

절두산이란 지명의 슬픈 유래 

한국 천주교회를 대표하는 순교 사적지로, 1866년 병인박해 당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이곳에서 순교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왠지 분위기가 가라앉고 숙연해집니다.

병인박해로 9명의 프랑스 선교사들이 순교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프랑스 함대가 1866년 9월과 10월에 조선을 침범하게 됩니다. 조선 정부는 프랑스 함대와의 교전 후 천주교 신자들을 이곳에서 주로 처형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프랑스 함대가 거슬러 올라왔던 한강의 양화진에서 신자들을 처형함으로써, 프랑스 함대의 조선 침범 책임을 신자들에게 돌림과 동시에 그 본보기를 보이려 한 것입니다. 그로 인해 수많은 신자들이 처형된 양화진은 순교자들의 목이 베어진 곳이라 하여 신자들 사이에서 '절두산'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곳에서 순교한 것으로 기록상 확인된 신자수는 고작 29명 뿐입니다.

1956년 전국의 천주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전개된 순교터 확보 운동의 결과 같은 해 12월에 이곳의 부지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확보하였습니다. 이후 1962년에는 순교 기념탑을 세웠고, 1967년에는 병인박해 100주년을 맞아 순교자들의 신앙을 배우고 느끼며 고양하기 위해 이곳에 기념 성당과 박물관을 건립하였습니다. 1968년에는 병인박해 순교자 24위의 시복을 맞이하여 기념 성당 지하실에 순교자 유해 안치실을 설치하였습니다. 현재 이곳에는 순교성인 27위와 무명 순교자 1위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1984년 5월 3일에는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과 103위 순교자의 시성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이곳을 찾아 한국 순교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1997년 11월 7일에는 성지가 위치해 있는 양화진, 잠두봉이 국가 사적 제 399호로 지정되었으며, 2008년 8월에는 성지 내 박물관의 명칭을 '한국천구교순교자박물관'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양화나루 · 잠두봉 유적

이 일대는 지형과 풍광이 아름답고, 한양 도성과 가까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사대부와 문인이 즐겨 찾던 명승지였습니다. 특히 양화나루 너머 석양의 노을지는 풍경은 양진낙조라고 불리던 마포팔경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이곳이 언제부터 나루의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없으나 공식적으로 <고려사>에 처음 기록이 있습니다. 이후 조선왕조가 수도를 한강 유역에 정하고 난 후 한강의 5대 나루로 손꼽히게 되었는데 이는 남쪽으로 선유봉, 북쪽으로 잠두봉을 중심으로 비스듬한 모래톱이 형성되어 배를 대기 수월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이 일대는 통행의 길복이자 검문소, 운송기지로서의 역할을 했으며, 왜란과 호란을 겪으면서 군사진영으로서도 크게 부각되어 피난 경로로서뿐 아니라 유사시 방어 거점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또한, 조선시대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던 양화나루터와 개화기 때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된 잠두봉 유적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강변도로와 지하차도 건설, 인근지역의 개발로 주변 환경이 훼손되자 1997년에 이 일대를 사적 제 399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양화나루는 서울에서 양천을 지나 강화로 가는 조선시대 주요 간선도로상에 있던 교통의 요충지였습니다. 이곳은 병선의 훈련장이었고, 흉년에 관이 곤궁한 백성을 도와주던 진휼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양화(버들꽃)나루라는 이름은 인근 강변에 갯버들이 많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곳은 주변 경관이 뛰어나 뱃놀이의 명소로 널리 알려졌었습니다.

잠두봉은 양화나루 옆에 솟아 있는 20m 높이의 암벽으로 근래에는 절두산으로 불립니다. 이곳은 1866년 병인양요 때 방어기지로 활용되었으며,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천주교회에서는 1966년 병인순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잠두봉 정상에 순교자를 기리는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을 세웠습니다. 이 기념관에는 순교 성인 28위의 유골을 비롯하여 각종 유물, 자료를 전시하여 순교사적지로 조성하였습니다.

예수상

팔마를 든 예수상

입구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나오는 예수상입니다. 죽음으로써 믿음을 증언한 순교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갔음을 상징하는 팔마를 손에 들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상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 최봉자 수녀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장독대

장독대들이 옹기종기 앙증맞게 서 있습니다. 천주교 사적지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의 모습들도 보입니다.

예수상



순교자를 위한 기념상

천주를 섬긴다는 이유로 이 땅에서 약 100년간에 걸쳐 박해를 받아 죽임을 당한 수많은 순교자의 신앙을 공경하기 위해 세운 기념상입니다. 절두산에서 처형된 첫 가족 순교자로 병인박해 때 순교한 이의송과 그의 처 임이쁜, 아들 붕익을 형상화했으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최종태 교수의 작품입니다.

이것 또한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세 가족의 앙다문 입술은 결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김대건 신부

정원 한가운데 김대건 신부상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김대건



순교자들의 슬픈 넋을 위로하며, 죽음조차 마다 않는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피우는 촛불입니다.


여의도

여의도의 국회의사당과 63빌딩이 잘 보입니다. 미세먼지가 없는 상쾌한 날이었습니다.








성당

1967년, 병인박해 100주년을 맞아 순교자들의 신앙을 배우고 느끼며 고양하기 위해 세운 기념 성당입니다. 꽤 규모가 커서 놀랐습니다. 기념 성당 지하실에는 순교성인 27위와 무명 순교자 1위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순교자의 피로 물든 잠두봉

순교자의 처연한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군요. 조형물도 조형물이지만 그 뒤에 있는 과거 60년대의 한강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진도 흥미롭습니다. 우뚝 솟은 잠두봉과 푸른 한강, 그리고 하얀 모래톱이 아찔한 절경을 빚어냅니다. 성당이 없는 편이 더 나을 것도 같군요. 사람들 눈에 잘 보이기 위해 한강 옆 우뚝 솟은 봉우리에서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했다고 하니 조금은 끔찍하기도 합니다. 피로 물들었을 잠두봉의 과거가 비치는 듯 하여 한없이 슬퍼집니다. 얼마나 많은 목숨을 쳤기에 절두산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절두산의 뜻은 절단이란 단어의 '절', 머리 두 자의 '두', 그리고 뫼 산 입니다.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겨봅니다.

신종식 작가 기획초대전 - The City of Angels

The City of Angels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신종식 교수의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로, 현대 미술과 순교 영성의 접점을 찾아 조명해보려는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의 새로운 시도입니다.

신종식 교수는 20~30대 프랑스 파리 유학 시절부터 세계의 고대 유적지 등을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요새와 성과, 도시 등을 모티브로 한 회화와 조형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 전시는 천사의 형상이 등장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천사는 지상과 천상을 잇는 존재이며, 인간을 구원으로 이끄는 사자입니다. 시간 여행을 연상하게 하는 그의 작품은 영원과 구원을 향하는 우리의 인생 여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천사의 도시'는 궁극의 지향에 다가간 순교자들이 꿈꾸던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는 절두산순교성지라는 이 땅이 단지 역사적 의미로서의 처형지, 죽음의 땅이 아닌 하늘로 열려있는 길임을 이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합니다.


신종식 작가 기획초대전



천사의 도시



신종식 작가 기획초대전



신종식 작가 기획초대전





성당

사람들이 저마다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저도 여기서 한강에 떨어지는 한떨기 꽃으로 화한 순교자들의 넋을 기려봅니다.




팔마

이제 성지와 성당, 그리고 박물관까지 보고 들어온 길로 되돌아 가는 길입니다. 들어올 때 미처 못봤던 조형물이 있어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갔음을 상징하는 팔마를 형상화한 조형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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