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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맛집

향라육슬이 맛있는 이태원맛집

by U.ken 2018.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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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넘버원 양꼬치

넘버원양꼬치


호주에서 만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형들을 만나러 오랜만에 이태원에 나왔다. 저녁 메뉴는 남자들이 만나면 언제나 그렇듯 즉석에서 정했다. 해밀턴호텔 뒷길을 어슬렁대다 메뉴를 고르기에는 별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눈다.

"뭐먹지?"

"아무거나요."

"여기서 버거를 먹을까?"

"여기 맛 없대요."

이렇듯 메뉴를 고르는데 아무 도움도 안되는 대화를 나누며 마실 나온 듯 능그적 걷다가 한 형이 더이상 안 되겠는지 자기가 아는 맛집으로 가자고 한다. 다른 형도 그 집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를 지나 언덕을 오르면 우사단로와 보광로가 만나는 삼거리의 넘버원 양꼬치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가게 외양을 보고 느낀 첫인상은

'양꼬치 집 양 캐릭터가 귀엽네'

양꼬치 집인데 귀여운 양 캐릭터가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세우고 있다.

형들이 자주 가는 맛집이라고 한다. 서울 토박이인 형이 맛집이라고 데려간 곳은 다 맛있어서 기대만발이다.


연애인 싸인


가게 한쪽 벽에는 연애인들의 싸인으로 가득했다.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으려니까 사장님이 한마디 하신다.

"우리가게에 연애인 많이 와요."


넘버원양꼬치 메뉴


메뉴는 위 사진과 같다. 다양한 중국 요리로 메뉴판이 빽빽하다. 이곳을 추천한 형이 우리의 의사를 간단히 묻고는 능숙하게 주문을 한다.

"고수 들어간 음식 먹어봤어?"

"네."

"향 괜찮아? 고수향이 질색인 사람도 많던데?"

"아, 전 가리는 거 없어요. 태국 갔을 때도 가리는 것 없이 잘 먹었어요."

"그럼 향라육슬 먹어볼까? 돼지고기에 고수잎 무친건데."

다른 형이 한마디 한다.

"너 이거 먹으면 내일 아침에 입에서 고수 냄새난다. 한 이틀은 안 빠질거야."

"괜찮아요. 저 향신료 좋아해요."

"난 처음에 이거 못 먹었어. 향이 너무 세서 적응 안돼. 근데 먹다 보니 괜찮아."

"그럼 향라육슬 하나 시키고, 가지튀김도 하나 시킨다. 메뉴에 없는 건데 맛있어."

"좋죠."

"흠... 마무리는 깔끔하게 옥수수국수 어때?"

"좋지!"

"사장님, 향라육슬, 가지튀김, 옥수수국수, 소주 1병이요."

형들은 여기에 자주 왔었던 듯 아주 익숙했다.


넘버원양꼬치 요리


음식상이 차려졌다. 역시 형들이 얘기한 대로 고수향이 물씬 코를 간지럽혔다. 이렇게 생 고수 이파리를 먹어보기는 처음이라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 사실 나는 조금은 자극적인 음식이 좋다. 그래서 방콕에 갔을 때는 식사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동남아 체질인 듯. 또한 이색적이고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는 것도 꽤나 즐기는 편이다.

가지튀김 안에는 고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향라육슬


윤기가 좔좔 흘러 먹음직스럽다. 고기에 간도 잘 배어 있고 고수 덕분에 돼지고기가 전혀 느끼하지 않다.


가지튀김


옥수수국수


홀짝홀짝 소주 한병을 비우려니까 곧 나온 옥수수국수. 옥수수국수라니... 왠지 중국에서도 추운 지역인 화북이나 연변지역에서 많이 먹을 것 같다.

옥수수 면발은 자주 접하던 밀로 만든 면과 느낌이 달랐다. 뭔가 오동통한 느낌이랄까. 이것도 역시 맛있었다.


옥수수국수


소복이 담긴 볶음김치와 맑은 국물이 인상적이다.


노조양


소주 두병을 비우고는 내가 제안하여 노조양을 시켰다. 이런 중국 느낌 물씬 나는 요리를 먹으며 중국의 필(느낌)을 받고 싶었다. 38도의 노조양이 술이 약한 내가 그나마 마셔볼 만했다.


노조양노조양노조양


꼴꼴꼴 따르는 모습은 애플 아이폰8의 라이브 기능을 활용하여 찍었다. 그러나 포스팅은 사진 셋으로 대체하련다. gif 파일로 변환하여 올릴 수도 있지만 이렇게 따르는 순서대로 보여주는 사진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곡주 특유의 달달한 뭔가가 피어오르는 듯한 향이 참 좋았다. 쓰고 알코올 향이 물씬 나는 소주보다 일백배 나았다.


노조양


소주 마실 때는 조금씩 뺐었지만 노조양을 마실 때는 맛있어서 내 주량도 잊은 채 꿀떡꿀떡 잘도 넘겼다. 좋은 술과 맛있는 음식과 오랜 친구들과 함께 한잔씩 한잔씩 흥겨움을 가득 담으며, 이태원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넘버원양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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