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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오천 금강 자전거길 종주

극한의 한여름 땡볕 아래 오천자전거길을 달리다

by ken! 2018. 10. 4.


알람시간에 맞춰 정확히 4시 50분에

일어났습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장비를 착용한 후 자전거를 타고 수안보

온천랜드를 나섭니다. 새벽공기가 시원합니다.


오천길은 다섯 가지 하천 길을 말합니다.

충청북도 괴산, 증평, 청주, 청원, 세종시를

관통하는 다섯 개의 하천은 쌍천, 달천, 성황천,

보강천, 미호천입니다. 이 하천을 따라 낸

100km에 달하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바로 오천 자전거길입니다.


원풍면 행촌 사거리가 시작점으로

바로 이 장소가 남한강길, 문경새재길,

오천길의 접합 지점입니다.

북쪽으로 올라가면 수안보를 거쳐 충주로

이어져 남한강길과 연결되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서울 부산 국토종주에서

가장 험난한 코스인 문경새재길이죠.

이화령의 업힐은 경사도보다 구간 길이가

압권이죠. 4년 전 한겨울에 혼자서

국토종주를 하며 이화령을 넘던 추억이

뭉실뭉실 떠오릅니다.


2014/12/26 - [자전거여행/국토종주 서울to부산] - 동계 자전거 국토종주 셋째날_문경새재 넘다


수안보에서 행촌사거리까지 간 후

본격적으로 오천길 코스에 오릅니다.

이 때가 바로 7월 27일로 여름 내에서도

가장 뜨겁고 무시무시한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였죠. 그나마 온도가 낮을 때

최대한 많이 가야한다고 생각해 길을

재촉합니다. 말 그대로 시원하게 달렸습니다.

부지런히 달려 8시 30분경 이른 시간에

백로공원 인증센터에 도달합니다.

도장을 쾅 찍어주고 증평 읍내의

한 편의점에 들러 보급을 합니다.


한타임 잠시 쉬고 다시 달립니다.

그런데 한 9시 정도 되니까 대지가 서서히 

달궈지는 것이 느껴지더니

한천변으로부터 2종류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조금은 시원한 하천 물가의 공기와

태양열로 서서히 달아올라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은 뜨거운 바람이

바로 그 2종류의 바람입니다.

한여름 아침에 하천변을 달리면

냉장고에서 나오는 바람과

에어컨 외부 실외기에서 나오는

바람을 동시에 느끼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찬공기와 더운공기가 섞이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가 서서히 중천에 걸치려하면

아에 뜨거운 바람만 붑니다.

미호천과 무심천 합수부정도 다다르니

뜨거운 바람만 무겁게 짓누르듯

불어옵니다.


오천자전거길


우리는 오천길 코스만 타는게 아니라

금강 코스도 타야 하기 때문에

미호천과 무심천 합수부에서 무심천

길을 따라 청주 시내를 관통합니다.

오천길은 길의 오르락 내리락 굴곡이

있지만 무심천길은 청주 시내 분지를

관통하기에 가는 내내 완전한 평지길

입니다. 간간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있더군요.

청주 시내 성안동에서 또 보급을

합니다. 물이 금방 금방 동납니다.


평지길, 나무 그늘 하나 없이 내리 쬐는

땡볕에 무방비 상태의 정수리를 그대로

내준 채 달리고 또 달립니다. 친구의 지친

기색이 역력하더군요. 제가 앞장 서서

적당히 속도를 맞추며 이끕니다.

시내를 지나 남일면의 어느 다리 아래서

친구가 힘이 부치는지 다급하게 나를 부르더니

쉬었다 가자고 합니다. 머리에 물을 붙더니

더위 먹은 것 같다고 어질어질

하다고 합니다. 하얗게 뜬 얼굴을 봤을 때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입니다.

잠시 다리 아래 그늘에서 쉬면서

고민에 빠집니다.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친구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입니다. 저는 섣불리 뭐라

할 말을 못 찾습니다.

한참을 앉아서 숨을

고르던 친구가 한마디 내뱉습니다.

"괜찮다."

당연히 이 친구도 포기할 수 없었겠지요.


시간이 딱 점심시간이어서 주변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쉬었다가 가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약 10km정도만

더 가면 문의면에 부부농장이라는

맛집이 있다는 것을 인터넷 검색으로

찾았습니다. 조금만 힘을 내면 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기에 

여기서 잠시 쉬었다가

문의면의 부부농장이라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2~3시간 푹 쉰 후

출발하자고 했습니다.



문의면에 가까워지자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지칠대로 지친 친구의

속도가 처지기도 해서 대략 1시간정도

걸려 부부농장에 도착했습니다.

친구에게 '조금만 더 버티자. 다왔다'란

말을 연신 해댄 것 같네요.

후에 고백했습니다. '부부농장에 다다르기

전에 여러 개의 식당을 그냥 지나쳤다고.

사실상 너의 상태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난 식당에 가서 밥 먹고 당을 보충하고

쉬어야 하지 않았나'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왕 먹는 거 맛있는 거 먹어야지

기억에 더 남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몇 km만 더 가면 맛집을 갈 수 있는데

놓치면 아쉬울 것 같았습니다.

언제 또 여기 오겠습니까.

먹는 것도 여행의 큰 부분이기에

억지로 끌고 온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

친구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내가 진짜로 쓰러졌으면 어쩔 뻔했노?"

제가 대답했죠.

"옆에 잘 있네. 그럼 됐지. ^^ "

속으로 진짜 쓰러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지라 아찔하긴 했습니다.

이날 온도가 42도에 육박했었죠.

누구 하나 쓰러져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컨디션이긴 했습니다.


부부농장


우여곡절 끈에 도착한 부부농장입니다.

실내의 에어컨 바람이 천국에서 부는

바람처럼 느껴집니다. 둘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시원한 물부터 벌컥벌컥 마시고 좌석을 찾지만

만석입니다. 역시 맛집입니다. 자리는 금방

나서 곧 테이블에 앉고서는 고추장 삼겹살,

간장 삼겹살 각각 1인분씩 시킵니다.


주문을 받던 아주머니가 이날씨에

무슨 자전거를 타냐고 하십니다.

"괜찮아요, 제 취미가 악천후에 자전거 타기에요."

이렇게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어디 자전거 타러 갈 때마다

악조건을 골라 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악조건이 저를 따라다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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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농장


KBS 생생정보통, SBS생방송 투데이

에서 방송한 맛집이군요.

친구한테는 좀 미안하긴 했지만

무리해서라도 오길 잘한 것 같습니다.

친구도 밥 먹을 때는 만족해 하더군요.


부부농장 메뉴


부부농장의 메뉴입니다.


부부농장 상차림


삼겹살


반나절을 자전거 타고 와서 먹는 밥이

어떤 밥인들 맛이 없겠냐마는

이곳에서 먹는 간장, 고추장 삼겹살과

밥은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글을 쓰는

이 순간도 군침이 막 도는군요. 말그대로

허겁지겁 뚝딱 그릇을 비웠습니다.

포만감을 느끼며 행복감에 젖어듭니다.

"가게 안에서 에어컨 바람 맞으며

이대로 2시간 푹 쉬자."

그러나 친구가 이왕 쉴 거 대청댐까지 가서

바닥에 누워 제대로 쉬자고 합니다.

하긴 가게 안에서 어디 누울 만한 데는 없고

가게 직원들에게도 누를 끼칠 것 같기도 합니다.

에어컨 바람이 아쉽기는 하지만

제대로 쉬기 위해 또 자전거에 오릅니다.


대청댐까지 이르는 길은 오르막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무가 우거져있어

그늘막이 많습니다.

땡볕 아래의 평지길보다 달리기

편한 것 같습니다.


대청댐


대청댐


대청호


대청호의 경치는 역시 끝내주더군요.

국토종주길을 따라 자전거를 탈 때마다

느끼지만 우리나라 산천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대청댐 인증센터


금강 종주 코스 시작점입니다.

바로 대청댐 인증센터죠.

도장을 쾅 찍습니다.


대청댐물문화관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물문화관입니다.

실외에 자전거를 세우고 이 안에 들어갑니다.

입구를 지나면 바로 음수대가 나옵니다.

염치 불구하고 머리를 박고 물을 마십니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에어컨 바람이

엄청나게 강력합니다. "좋았어"라고 서로

외치며 어디 누울 곳을 찾아 구석구석을

뒤집니다. 또다시 염치 불구 하고 말이죠.

주변 사람 의식할 처지가 아닙니다.

근데 누울 만한 공간은 없어 어디 구석에

다리를 펴고 앉아있다가 땀이 식으면서

한기를 느낍니다. 흘린 땀 때문에 에어컨

바람이 오히려 춥게 느껴진 것이죠.


다시 나와서 건물 앞 맨바닥에 누웠다가

화들짝 다시 일어납니다. 대리석 바닥이

달궈져 있어 뜨겁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물로 온몸을 씻고 다시 눕습니다. 추운 것보다

따끈따끈한 것이 온돌 바닥에 몸을

밀착시키는 기분이라

그대로 몸을 적응시켜봅니다.


친구는 나무 벤치로 가서 눕는군요.

스르르 내려앉는 눈꺼풀을 붙잡을

방도가 없습니다.


이날 대청댐을 찍은 후 공주까지 갑니다만

여기까지 쓰고 잘렵니다.



귀뚜라미 우는 깊은 가을밤

닭장 같은 아파트, 그 중 11층

듣고 싶은 귀뚜라미 울음소리 너무 멀어 아쉬워

서서히 감기는 눈꺼풀

천하장사도 못 드는 것이어라.


오천자전거길


코스는

'행촌교차로 - 괴강교 - 백로공원 - 무심천교 - 대청댐'

으로 원래의 오천길 코스는 무심천교 다음

미호천을 따라 내려가 합강공원에 이르지만

오천 자전거길과 금강자전거길을

이어 달리기 위해 무심천교에서

방향을 무심천 방향으로 틀어

금강 자전거길 시작점인

대청댐으로 향했습니다.

대청댐에서 합강공원으로,

오천길 마지막 종착지 합강공원을

찍은 후 그대로 금강코스로 이어

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코스를 짜야 합강공원에서 대청댐을

왕복해야 하는 거의 60km를 더 달려야 하는

수고로움을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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