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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김용균, 하청업체 외주화가 부른 사고

by U.ken 2018.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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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계약직으로 일하던 스물네 살 청년 김용균 씨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입사한 지 3개월 된 신입사원은, 밤중에 석탄을 옮기는 컨베이어벨트를 홀로 살피는 업무를 하다 연락이 끊겼다. 5시간여 지난 12월 11일 새벽 3시 23분 청년은 벨트 사이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되었다.

또다시 하청업체 비정규직 청년의 죽음이다. 작년 이맘때에 제주도에서 생수를 만드는 회사에서 19세의 실습생이 죽는 비보가 있었고 2016년에는 서울 구의역에서 비정규직의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안전불감증이 만연해있고, 사람 목숨보다 돈이 중요한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있다. 세 사건의 공통점은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사회초년생이 피해자라는 것이다. 이들의 죽음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한전은 한때 직원을 직접 고용했다. 2001년 한국서부발전 등 6개 공기업이 한전에서 분사했다. 한국서부발전은, 한국남동발전의 자회사였다가 2014년 사모펀드에 매각되었다. 그와 동시에 민영화된 한국발전기술에 발전기를 운영하고 유지·보수하는 업무를 하청 주었다. 3년짜리 입찰 계약이다. 김용균 씨는 ‘한전 정규직’을 꿈꾸며 한국발전기술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동료는 설비를 안전하게 바꿔 달라는 요구를 회사에 수차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현장 노동자가 작업환경 개선을 요구하자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이 ‘3억 원 들어서 안 된다’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원청은 공식적인 문서로는 지시하지 않지만, 카카오톡으로는 하청에게 다 지시한다. 지금 한국서부발전은 3개 업체에게 하청을 줬다. 이 업체들의 재하청은 훨씬 많다”라고 말했다.

원청이 하청을 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비용 절감이다. 직접 직원을 고용하지 않음으로써 직원을 직접 고용할 때 들 수 있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둘째, 책임 회피다. 위험하고 어려운 일을 하청을 줘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용이하다.

원청이 하청을 줄 때는 입찰을 해서 하청업체간에 경쟁을 붙인다. 일감을 따내기 위해 하위 업체나 가맹점들은 인건비 인하로 비용 절감을 한다. 인건비 인하라는 것이 간단하다. 둘이 하던 일을 하나가 하는 것이다. 이번 김용균 씨가 사망한 이유도 둘이 하던 야간순찰업무를 혼자 하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정규직이 하던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최저입찰제로 하청업체를 선정했고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한 외주화는 결국 사망사고를 일으켰다. 이는 사전 교육과 안전조치만 제대로 되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야 마땅하다.

제발 이제는 이 사회가 반성하고 각성했으면 한다. 비용과 효율만 추구해서는 답이 없다. 언제까지 우리의 청년들을 사지로 내몰 것인가. 더욱더 경악스러운 일은 김용균 씨가 죽은 날에도 컨베이어벨트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돌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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