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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탈북기자 주성하의 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를 읽고

by U.ken 2019.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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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

한해의 마지막 날인 2018년 12월 31일, 문득 작년 이맘때가 떠오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무력을 완성하고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언제든 핵을 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다고 협박하고, 트럼프는 트럼프대로 북한의 핵보다 훨씬 작동이 잘 되는 핵을 갖고 있다며 맞받아치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 한반도의 긴장의 날이 날로 날카로워지다가 2018년 1월 1일 김정은의 신년사로 갑자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완전히 해빙 무드로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었다. 그와 동시에 북한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 증폭됐다. 나 또한 그런 바람을 타고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주성하기자라는 북한에서 온 동아일보 기자를 알게 됐고, 호기심이 생겨 그가 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원래라면 2018년 작 "평양 자본주의 백과 전서"를 보고 싶었지만 새 책이어서 도서관에 없었다. 그래서 이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를 꺼내 왔다.
저자 주성하는 동아일보 편집국 국제부 기자로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1998년 탈북했다. 중국에서 체포되어 1년 6개월을 감옥살이 하다 2002년 한국에 입국했고 처음에는 이북5도민연합회 기자로 활동하다가 2003년 동아일보에 공채 입사했다.


김일성대학 출신의 동아일보 편집국 국제부 기자 주성하의 "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는 저자가 탈북 10년을 맞으며 가슴으로 쓴 가깝고도 머나먼 고향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2008년 10월 개설하여 2010년 4월까지 천만여 명이 방문한 개인 블로그 '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에서 올린 글 일부를 추려서 실어낸 것이다.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된 조국의 서글픈 현실을 들여다보면서, 남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북한 사람들의 삶을 들려준다. 북한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학교생활은 물론, 영화, 스포츠 등에 대한 관심까지 엿볼 수 있다.

조금은 과거의 책이라 그런지(2010년 작) 김정일 시대의 북한의 분위기와 고난의 행군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 때문에 현재의 북한의 상황과는 약간의 괴리가 있긴 하지만 그것 그대로 10년 전의 북한의 생생한 모습을 알 수 있었기에 괜찮았다.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


남한 사회에 탈북자가 무려 2만 명이나 된다는 사실과 그들 대부분이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도 저자는 화이트칼라의 직업을 잡고 잘 적응해서 살고 있는 편을 넘어 성공적인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티비에서 보던 많은 사람이 사열하여 김정일을 찬양하고 심지어는 눈물을 보이는 모습이 거짓된 애국심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럼 그렇지. 그 당시에도 이미 많은 북한 주민들이 독재자의 실상을 알고 있었다. 김정일에 대해 털끝만큼도 헐뜯는 얘기를 했다가는 바로 사형에 처해지는 낮은 인권 의식에 대해 저자는 개탄하고 있다.

김일성 대학에 다니는 북한 사회의 엘리트 주성하 친구들은 그런 북한 체제에 대해 대응하는 방향을 각기 달리했다. 누군가는 순응하며 살고, 누군가는 열렬히 충성하고, 또한 누군가는 강력히 저항했고, 주성하 기자는 그 비정상적인 체제로부터 떠나는 길을 선택하여 남한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이곳에서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각기 비정상적인 북한 체제에 대응하는 방법이 달랐을 뿐 누구도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 기자는 남한으로 넘어오기 전의 기억과 추억을 담았고, 뉴스에는 나오지 않는 밀수되는 상품과 편지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흥미로운 축구 이야기도 있다. 북한이 1966년 런던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격파한 이야기와 축구영웅 박두익에 대한 내용은 굉장히 재밌고 흥미로웠다.

북한의 삶에 대비되는 남한의 삶과 시스템에 대한 저자의 견해도 담겨있다. 분명 진보하고 발전한 사회는 남한이 맞지만 과연 그 구성원들의 행복도는 그 발전의 정도와 비례하는가. 김정일을 신으로 생각하며 소박하게 사는 북한 시골의 주민들이 오히려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견해는 각각의 삶을 바라보는데 있어 어떠한 떨림을 주었다.

저자가 바라보는 북한의 말로와 그에 대한 대응으로 남한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견해도 담겨있다. 8년 전에 출판되었을 때 이 책을 봤다면 훨씬 더 생동감 있게 북한의 실상을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에 읽을 책은 "평양 자본주의 백과 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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