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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충청

전국을 누비는 떠돌이, 군산 선유도에 오다

by U.ken 2018.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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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선유도선유도


벌써 한 달이 흘렀구나. 2월 중순쯤 전주, 부안 일대로 출장을 다녀왔다. 바로 하루 전에는 강릉에 있었다. 서울에서 강릉, 그리고 전주, 부안으로... 전생에 어떤 업이 있어서 이번 생에는 이렇게 돌아다녀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이틀 동안 운전만 10시간 이상 했을 것이다. 빠른 시일 내로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자동차에게 운전을 맡기고 나는 쿨쿨 잠을 자든 아니면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하여튼 내 직업상 전국을 돌아다녀야 한다.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고되고 힘들고 잠이 와도 고객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 간다. 나의 애마 맹꽁이와 함께. 참고로 내 차는 쥐색의 엑센트 위트 디젤 수동이다. 2011년도에 크게 붐을 일으켰던 작지만 아주 잘나가는 녀석이다. 다음번에는 잘빠진 맹꽁이 녀석도 멋지게 사진에 담아줘야지. 섭섭해 말거라, 맹꽁아.

아, 어제는 여행 다니면서 사진을 멋지게 담아보려고 남대문시장에서 탐론 광각 렌즈를 중고로 구매했다. 언제까지 캐논 번들 렌즈로 사진 찍기에는 캐논 DSLR 450d 바디가 아깝다. 시원하게 질렀다. 처음 간 가게에 초심자에게 추천할 만한 광각 렌즈를 물었고, 사장님은 탐론렌즈를 추천하셨고, 난 두 번 묻지 않고 질렀다. 27만원. 사장님 인상만 보고 질렀고, 후회는 없다. 왠지 모르게 사장님 인상과 화법에 믿음이 갔다. 사장님도 단번에 사는 내 모습에 나중에 집에 가서 사이트 찾아보시면 저렴하게 사신 거라고 하시며, 기분 좋으라고 1만원 더 깎아주셨다. 26만원. 집에 가서 확인차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사장님 말씀이 맞았다. 확실히 저렴하게 렌즈를 구입했다. 단골가게가 생겼다. 그리고 나의 보물 하나가 늘었다. 더 멋진 사진을 담아야지. 전국 곳곳에서,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해외에서.

주제에서 벗어난 서두가 길었다. 여튼 난 객사할 운명을 타고난 떠돌이 행상인이다. 직업상 전국을 다녀야 하기에 장시간 운전은 필연적으로 수행해야만 하고, 그렇기에 언제나 피곤에 쩔어있다. 어느새 지워지지 않는 다크써클을 달고 다닌다. 하지만 전국을 다니기에 업무적으로 자유롭고, 짬을 내서 틈틈이 지역 명소를 구경하기도 한다. 그 덕분에 이렇게 여행 블로그 글도 쓸 수 있는 행운을 쥐었다.

부안군의 어느 주류도매상에 방문하고, 여기까지 온 김에 어디 주변에 갈 만한 데가 없나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변산반도, 채석강, 새만금 방조제 정도가 떴다. 흠... 섬으로 가보자! 그래서 선유도에 왔다. 시원하게 뚫린 방조제 둑길을 따라 30여분 달리면 신시도, 무녀도를 거쳐 선유도에 도착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선유도는 신선이 노닐던 섬이라는 뜻이란다. 신선 '선'자에 놀'유'자를 써서 선유도이다. 또 하나, 2017년 12월 28일에 선유도 대교가 개통되었다는 사실. 그 전에는 배를 타고 와야만 하는 섬이었단다. 운 좋게 내가 오기 1달 보름 전에 대교가 개통됐다. 어쩐지 도로가 새것처럼 깨끗했다. 이쯤 되면 행운아 인증 한 셈이 아닌가.


선유도 대교선유도 대교

선유도 해변선유도 해변

한 달 전이지만 어렴풋한 기억에 날씨가 따뜻했다. 작년 겨울, 유난히 혹독한 나날이 계속되었던 겨울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햇살이 따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망중한을 오롯이 느꼈다. 장자도에 주차하고 장자교를 건너 선유도해수욕장까지 결코 가깝지 않은 거리를 홀린 듯 하염없이 걸었다. 뻥 뚫린, 그리고 파란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가슴 한 켠에 막힌 무언가도 뻥 뚫리는 느낌이다. 

모래사장에 부서지는 태양 빛이 아름다워 사진에 담았다.

선유도 해변햇빛이 부서지는 해변


이렇게 선유도의 해변에 발자국을 남기고 발길을 돌린다. 다시 서울의 빌딩 숲속으로 차를 몰고 돌아가겠지. 일상 속으로.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바다 공기를 한껏 마시고 도시로 돌아가면, 한껏 마신 바닷바람은 당분간 버틸 에너지원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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