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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역 맛집 라멘 모토 지난여름이었다. 아 벌써 지난여름을 이야기하고 있다니, 시간은 하염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만 한다. 체감하는 시간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내 눈가의 주름은 깊어지고 많아진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그 형과 논현역에서 만났다. 만났을 때는 비가 오지 않더니 논현역의 지하도를 통해 반대편 거리로 나오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준비성 없는 나와 준비성 철저한 형과 남자 둘이서 한 우산 속에 들어가는 멋진 광경을 연출하면서 강남 거리 한복판을 걸어서 당도한 곳은 '라멘 모토' 츠케멘을 먹는 방법은 위와 같다. 푸짐하게 나온다. 거기다 밥은 공짜다. 내 위가 작아서 그리 메리트는 없다. 입맛이 예민한 형이 추천한 맛집은 언제나 옳았다. 사실 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맛집 대부분은 바로 한 우산 속의 그 남자가 추천한 맛.. 2019. 11. 16.
정시 확대 딜레마 대입 정시 비중을 늘린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은 조국 사태 이전부터 다듬어지고 있었다. 정시 확대는 직관적이고 타당해 보이지만, 한국 같은 ‘병목 사회’에서는 문제를 더 심화시킨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이다. 이 문장은 시간이 갈수록 ‘자명한 시대정신’이라기보다 ‘해결 불가능한 딜레마’에 가까워지고 있다. 만약 공정한 과정을 거쳐 정의롭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과정을 불공정하게 구부려야만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간다면?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는 조화되기 어렵고 자주 서로 충돌한다. 이번 충돌은 대학입시제도다. 10월 22일 문재인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대통령은 대입제도 개.. 2019. 11. 16.
수원 화성 부대찌개 맛집 오랜 전통 두꺼비집 오랜만에 휴가다운 휴가가 생겨 아는 형과 수원 화성에 다녀왔다. 이 형은 전국의 맛집을 두루 섭렵하고 있어 함께 다니면 각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맛보게된다. 전에는 의정부 부대찌개를, 이번엔 수원의 부대찌개다. 39년 전통이라는 글자가 새겨져있다. 이곳 수원 화성만의 풍경과 어울리는 약간 고택스런 느낌도 괜찮았다. 내부에는 평일의 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에 빈자리가 별로 없었고, 저쪽 한편에는 부대찌개를 안주로 소주를 여러병 자신 남 녀 한쌍의 얼굴이 불콰하게 달아올라있었다. 빨간 국물에 하얀 두부와 떡, 그리고 붉은 햄들. 여타의 부대찌개와 다를 바 없다. 길게 채썬 파란 파가 있어 색감이 입혀진 느낌이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라면사리가 투입되는것은 당연한 수순. 군침이 절로 도는 붉은빛 .. 2019. 11. 10.
연남동 맛집 밥해주는 남자 떡볶이집 직장 후배와 방문한 연남동의 떡볶이집. 저녁을 뭘 먹을지 고민하며 걸어가다가 가게 분위기가 좋아보여 무시코 들어갔던 집이다. 떡볶이라는 개념을 틀어버린 이색적인 떡볶이가 특징이다. 밥남 크림 떡복이는 위 사진처럼 핑크빛의 로제소스와 푸른 브로콜리의 색감이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영자가 여기서 떡볶이를 먹고 추천해서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유자 단무지인데 노랗고 윤기가 흐르면서 달콤하니 맛이 괜찮았다. 파스타면 한 집게. 중간에 구멍이 뚫려 양념이 잘 배기는 떡은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은 식감이 좋다. 살짝 매콤한 김치향과 신개념의 떡볶이 간이 알맞게 배합되어 있다. 가게는 원래 가정집이었던 것을 개량한 듯 보였다 내부 홀에는 주방과 테이블들, 그리고 술을 서빙하는 장소가 있고, 외부 정원.. 2019. 11. 9.
아얏! 어이! 핫! 이럇! 뛰다가 힘들면 "아얏! 핫! 어여! 이럇!" 기합을 지른다. 그러면 턱까지 차오르던 숨이 탁 트인다. 거짓말처럼 발구르기가 빨라진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앞으로는 일하면서도 지쳐오면 기합을 내지를 것 같다. 6킬로미터를 다 뛰고 걷기 시작하면 몽롱한 기분이 든다. 골전도를 때리는 빠른 비트의 음악에 취해 거리의 네온사인이 비틀댄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엔돌핀에 흠뻑 젖은 몸은 피로함을 잊은지 오래고, 또 다른 호르몬 세로토닌은 행복지수를 끌어올린다. 5km정도는 거뜬히 뛸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과 긍정에너지로 충만감에 휩싸인다. 오랜만에 달렸다. 저번주 일요일에 달렸으니 4일만에 뛴 것이다. 월요일에 거래처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그 여파로 내리 이틀간 달리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 2019. 11. 7.
대구 동촌유원지에서 마주한 아침 여명과 너의 의미 10월 8일 대구에 출장을 갔을 때 찍은 아침의 여명이다. 운동광이자 아침 찬양론자인 나로서는 새로운 장소에 가면 그 곳의 아침을 온 몸으로 맞고만 싶은 변태같은 성향이 있다. 그래서 달린다. 새로운 장소에 가면 미친듯이 달리고 싶다. 전 날 술을 마셔도 달린다. 새로운 지도 위에 내가 달린 선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아침은 나에게 산타할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언제나 종합선물세트를 한아름 안겨주신다. 상쾌한 공기, 붉게 빛나는 아름다운 아침 노을, 지저귀는 새소리, 부드러운 아침 햇살, 생명이 움트는 에너지. 선물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 내가 할 일은 선물 한보따리 두둑히 챙기는 일 뿐. 그것도 매일 아침. 조금만 부지런하면 자연이 주는 선물을 공짜로 챙길 수 있다. 동촌 유원지의 육교에서 찍은 금.. 2019. 11. 4.
리겔 아우구스투스 바이젠 도펠복 리겔바이젠 도펠복 제정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아우구스투스는 황제의 이름에 걸맞은 최고의 바이젠 도펠복이다. 리겔 양조장만의 특별한 효모와 필스너, 밀, 뮤닉 몰트를 사용하였으며, 건자두와 견과류의 풍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쌀쌀한 날씨를 따듯하게 덥혀줄 윈터 워머(Winter-warmer) 맥주다. 붉은색의 빛깔은 자줏빛의 병 라벨의 디자인과 잘 어울리며 고급진 이미지를 풍긴다. 맛을 보니 쿰쿰함이 느껴지고 살짝 드라이하게 떨어진다. 산미가 느껴지는 듯한데 마치 산딸기를 먹었을 때의 그 느낌 겉다. 원산지 독일 장르 도펠복 도수 8% 2019. 11. 3.
새벽녘의 코스모스, 그리고 달리기 2019년 11월 2일 토요일 10월 동안 운동일지를 쓰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달려왔다. 10월 초반 지방 출장을 다지면서 일지를 쓰는 흐름이 끊겼다. 아쉽지만 내 의지력의 부족을 탓해야지. 이날은 정확히 새벽 5시 13분에 일어났다. 이불을 박차고 나갔고 말없이 달렸다. 언제나 그렇듯 새벽의 공기는 정말 상쾌하다. 아침에 달리다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충만감이 내안에 가득 차는 기분이다. 해가 많이 짧아져 밖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언제나 달렸던 뚝방길을 따라 달리다보니 새벽동이 트고 희끄무레 날이 밝아왔다. 지난주에 찍었던 장소에서 코스모스가 만개한 모습을 찍고 다시 또 달린다. 페이스는 5분 40초, 달린 거리는 약 6킬로미터다. 페이스를 킬로미터로 환산하면 10.6킬로미타 파 아워로 달.. 2019. 11. 3.
이태원 더버거 수제버거 맛집 며칠전 직장 동료와 함께 가서 먹은 이태원의 수제버거 맛집, 이태원 더버거에서 먹은 버거다. 아보카도의 초록색과 감자튀김의 붉은 빛의 색감이 조화롭다. 손으로 직접 고기를 두드리고 반죽하여 고기의 질감이 부드럽다. 이것이 내가 먹은 이태원 칠리버거다. 달짝하며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2년 전에 먹었던 그 맛 그대로였다. 다만 가격이 좀 부담스럽긴 하다. 수제버거 한차림 동료가 시킨 아보카도 버거 아보카딕트 윤기가 흐르는 아보카도와 노란 치즈, 그리고 붉은 베이컨이 한데 어우러져있다. 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는 느낌이로 부드럽고, 신선한 야채와 다양한 재료로 아주 알차다. 비싼 값은 한다. 내부 전경 버거 메뉴다. 가격은 꽤 나가는 편이지만 그만한 값은 충분히 한다. 외부 전경 이태원 더버거 2019. 10. 20.
티스토리 블로그 글 쓰는 이유와 수익 2019년 9월 27일 달리기 일지 운동 일지를 매일 쓰겠다는 다짐은 진작에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작심삼일이라는 사자성어는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현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매일 달리기를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안했으니 매일 이 일지를 쓰리라고 기대를 안했던 것은 사실이다. 뭐, 틈 나는 대로 쓸란다. 뭐든 즐거워야지, 억지로 하거나 압박을 받으면서 하면 처음의 취지는 퇴색되기 마련. 처음 이 운동일지를 쓴 이유를 곱씹어보자면 첫째, 운동을 좋아하고 가능한 자주 하고싶었다. 둘째, 글쓰기 자체가 즐겁다. 생각도 정립되는 것 같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들리지 않던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뜨거운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 즈음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귀뚜라미는 가을과 .. 2019. 9. 30.
러닝 일지 with garmin vivo active3 2019년 9월 21일 운동일지를 마치 일기 처럼 쓰고 있다. 매일 빠지지 않고 달리고, 달린 일지를 매일 쓴다면 일기와 다를 바 없겠다. 그러나 사람인지라 한번씩 빠뜨릴 수밖에 없음을 통감한다. 23일 회사에 회식이 있어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셨더니 이번주 내내 겔겔거리느라 달리기도 못하고, 동시에 일지도 며칠째 쓰지 못했다. 직장인이라 일에 얽매이고, 아빠라서 육아에 얽매이니 한번쯤은 빠뜨리지 않겠냐고 자위하기도 해보지만 결국 모든 것은 핑계일 뿐이다. 강철같은 의지가 있다면 술을 마셔도 다음날 보란듯이 뛸 수 있고, 육아의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아기가 자는 새벽에 뛸 수 있는 것이다. 뭘 그리 팍팍하게 사느냐고 한다면, 그리 살지 않고서는 이룰 수 있는게 있겠는가라고 되묻고 싶다. 여튼 나는 월요일.. 2019. 9. 26.
영화 안시성 추석 때 JTBC에서 방영한 안시성. 원체 국뽕 영화는 별로 안 좋아하기에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별 관심이 없었다. 아내가 보길래 무심코 옆에서 지켜보다가 점점 빠져들면서 숨죽이며 재밌게 봤다. 전투씬은 정말 공들여 찍은 것이 느껴졌다. 단점을 다 커버할 정도이고 역대 한국 영화에서 손꼽을 만했다. 단점이라면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종종 나오는 것. 양만춘의 계획으로 적의 황제를 기습할 특공대를 보내는데 신녀가 배신을 하여 적에게 밀고한다. 그리하여 특공 기병대는 말살되는데, 신녀는 자신의 소행임을 거침없이 양만춘에게 얘기한다. 좀 뜬금없다고 해야 할까. 설현은 영화의 몰입감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한 연기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씬과 거대한 CG는 참 볼만한 영화였다. 영화를 다 볼 때까지 지루하.. 2019. 9. 22.